[한라일보] 제주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이 1년 8개월만에 소폭 하락세로 전환되고, 매수심리도 위축되면서 지난해 단기간에 급등한 아파트값이 진정되는 변곡점이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지난해 말부터 금융권의 대출규제에다 이달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0%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한데 이어 하반기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한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특히 이미 아파트가격이 내림세로 접어든 다른지역과 달리 제주는 최근까지도 상승세를 지속하다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앞으로의 가격 향방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 7월 3주 매매가격 0.01% 하락…1년 8개월만에 첫 ↓
24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을 보면 7월 셋째주(18일 기준) 도내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1% 하락했다. 2020년 11월 16일 0.01% 하락에서 23일 0.01% 상승 반전 후 1년 8개월동안 줄곧 지속되던 오름세가 멈춘 것이다. 전세가격지수도 이달 11일 전주 대비 0.01% 하락에 이어 18일엔 보합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유례없이 폭등한 도내 아파트가격도 하락세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다만 일부에선 '일시적인 숨고르기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정부가 며칠 전 다주택자의 종부세 중과 세율 폐지 등을 골자로 한 세제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다주택자들도 급할 게 없다는 분위기를 반영한 것인데, 아무튼 현 상황은 아파트 매수자나 매도자나 관망세가 짙어지는 분위기다.
■ 매매수급지수도 91.5로 '사자'보다 '팔자' 우위 뚜렷
7월 셋째주 도내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1.5로, 6월 20일(94.9) 이후 4주 연속 하락세다.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100)보다 낮아질수록 시장에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음을 의미한다.
저금리시대에 부동산 비규제지역인 제주에 투기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로 지난해 감소세가 확연하던 미분양도 최근 다시 쌓이고 있다. 5월말 기준 도내 미분양주택은 1119호(제주시 552호, 서귀포시 567호)로 12개월만에 다시 1000호를 넘어섰다.
지난해 12월 836호까지 감소했던 미분양은 최근 금리인상과 대출규제 여파로 도심권이나 브랜드 주택의 분양 성적은 좋은 반면 읍면 지역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느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미분양 중 준공후 미분양은 709호(제주시 228호, 서귀포시 481호)로 63.4%를 차지했다. 지난해 12월(774호)보다 감소한 물량으로 올해 분양된 주택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늘었음을 알 수 있다.
■ "금리 인상과 정부 다주택자 보유세 인하안에 관망세"
제주지역의 한 공인중개사는 "1순위 청약에서 신청자가 몰려 청약이 마감된 주택들도 높은 분양가와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계약 포기자가 적잖아 미분양 잔여세대를 동호수 지정 선착순 분양하는 곳들도 있다"며 "당분간 도내 주택시장은 금리인상 등 여러 시장 변수로 매도자나 매수자나 관망하는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