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기름값 미스터리', 문제는 유통 구조에 있다?

제주 '기름값 미스터리', 문제는 유통 구조에 있다?
16일 제주도 물가대책위서 도내 석유제품 가격 및 유통조사 결과 발표
연구진, 유통구조 문제·담합 가능성 제기… 알뜰주유소 영향 등도 분석
  • 입력 : 2022. 08.16(화) 16:46
  • 강다혜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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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는 16일 도청 본관 탐라홀에서 2022년 제2차 물가대책위원회의를 열고 제주지역 경유·휘발유 가격 및 유통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강다혜기자

[한라일보] 한때 리터 당 2200원 대를 넘어서는 등 제주지역 기름값이 폭등했던 이유가 유통 구조 상의 문제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리점을 통한 담합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6일 도청 본관 탐라홀에서 2022년 제2차 물가대책위원회의를 열었다. 이날 물가대책위원회에서는 제주지역 경유·휘발유 가격 및 유통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또 추석 물가 동향 및 대책이 다뤄졌다.

제주 기름값 유통 조사결과는 제주도가 사단법인 E컨슈머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이하 E컨슈머)에 의뢰해 실시됐다. 발표는 E컨슈머 이서혜 박사가 맡았다.

|제주 기름값 대리점에 좌우지… 현물 거래 없어 경쟁요인 적어

연구 결과를 보면, 연구진은 정유사 직영 대리점 외에도 많은 대리점이 존재하고 있는 육지와는 달리 제주의 경우 견고한 수직계열화로 가격 결정이 대리점에 의해 좌지우지 되고 있다는 유통구조의 문제를 지적했다. 정유사와 대리점, 주유소로 이어지는 석유 유통구조에서 정유사에게 힘이 편중되면서 소매업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육지의 경우 전체 거래량 중 전자상거래를 통한 현물 거래량이 13.6%에 달해 시장의 경쟁구조를 형성하지만, 제주는 현물 거래가 없어 가격 경쟁요인이 적다고 연구진은 진단했다.

최근 몇 년 간 도내 신규 폐업 주유소가 없다는 점도 기름값 하락을 막는 원인으로 꼽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주유소 수는 2010년 약 1만3200여개에서 최근 1만1100여개로 줄었는데, 제주의 경우 2010년 약 183개에서 194개로 증가했다. 연구진은 대리점-주유소 간의 수직계열화가 대리점과 주유소 모두에게 이익으로 가며 마진이 유지되는 것을 반증한다고 해석했다.

알뜰주유소 가격이 주변 주유소에 영향을 준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 15일 기준 제주시 농협알뜰주유소의 가격은 리터당 1840원을 나타내고 있는데, 주변주유소 역시 같은 가격을 책정했다는 것이다.

|도내 업체 담합 가능성도… "석유시장 가격 모니터링해 '시그널' 줘야"

특히 도내 업체 간 담합 가능성이 제기됐다. 연구진은 전국 평균 대비 도내 유류세 인상·이하 반영 비율이 컸다는 것을 근거로 삼았다.

전국적으로 휘발유의 경우 전날 대비 리터당 8원, 경유는 전날 대비 5.92원이 인하(7월 12일 기준)한 반면, 제주의 경우 휘발유는 전날 대비 리터당 67원, 경유는 전날 대비 리터당 73원이 인하했다. 이 과정에서 도내 194개 주유소 중 휘발유는 122개(62.52%)가 리터당 90원, 경유는 127개(65.13%)가 리터당 100원 인하했다.

연구진은 대리점의 과점 구조와 주유소와의 수직계열화로 가격 상승 요인이 존재함에 따라, 도지사가 관련 자료를 공식적으로 요청해 보고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활용, 대리점 공급가격을 요청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알뜰주유소의 가격 결정이 도내 주유소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해 알뜰주유소로의 전환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대리점을 통한 담합 현상이 존재하는 것으로 의심되므로 석유시장 가격 모니터링을 통해 시장에 시그널을 줄 필요성을 당부했다.

한편 제주도는 추석 물가 안정 대책으로 ▷농산물 공급 확대 ▷돼지고기 경매물량 확보 ▷추석까지 분야별 지도점검반 중점 운영 등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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