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이야기 기상천외 반전
“추리소설 속 탐정 된 듯”
"작은 이야기를 과학을 활용해 더 풍성하게 따져 보면서, 더 재미난 이야기로 상상해 보는 일을 좋아한다"는 저자는 '곽재식의 고전 유람'(곽재식 지음, 북트리거 펴냄)에서 우리 고전 속에서 찾아낸 새롭고 참신한 이야기를 맛깔 나게 들려준다.
저자는 이야기책부터 고전소설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한국고전에서 이무기, 신선, 여우, 귀신, 망조 현상, 지하세계, 저승 등에 관한 기이한 소재를 포착해 특유의 입담으로 펼쳐 놓는다. 호기심 가득한 소설가의 풍성한 과학적 상상력을 더해 보면 익숙한 고전도 처음 읽을 때와는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저자는 "이 책은 한국의 옛 문학작품과 옛 기록에 갖가지 과학 이야기를 섞어서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를 만들고자 시도해 본 결과"라고 했다. "언뜻 설명하기 어려운 신비로운 사연을 다룬 전설이나 신화 같은 이야기도 과학을 더하면 훨씬 재미있어진다"는 그는 "특히 내용이 짤막하고 전후를 알 수 없는 기록일수록 과학의 눈으로 추측하고 상상해 보면 이야기가 풍부해진다"고 강조한다.
크게 4부로 나뉜 책에는 열여섯 가지의 이야기가 담겼다. '천예록'의 이무기 모험담이 공룡 화석 이야기로 이어지는가 하면, '잠곡유고'의 여우 전설은 여우와 인류의 관계사에 대한 고찰로 나아간다. 또 '삼국사기'에 실린 백제 말기의 기이한 자연재해는 적조현상을 비롯한 기후변화 이야기와 엮이기도 한다.
출판사는 "조선 궁중에서 암암리에 퍼진 사랑의 묘약, 화포를 쏴 유령을 쫓아내는 총잡이, 괴이한 불온서적으로 낙인찍힌 조선판 '엑소시스트' 등 현대인의 궁금증을 유발하는 기묘한 내용이 끝없이 이어진다"며 "짤막한 옛이야기 속에서 주변 정황을 따져 가며 등장인물의 정체를 파고들고, 숨은 뜻을 추측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떠올리는 저자의 능청스러운 입담을 따라 가다 보면 마치 추리소설 속 탐정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소개했다. 1만7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