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한국은행이 연달아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제주지역의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돼 아파트값이 소폭이긴 하지만 4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도내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4월 분양된 도내 최고가 민간아파트(전용면적 84㎡ 기준 최고가 9억4820만원)) 분양 여파로 도심의 단지형 브랜드 아파트 가격이 3억원 안팎 폭등하면서 고평가 인식이 확산되고 있고, 대출금리 상승으로 대출받아 주택 구입을 고민중인 이들의 신규대출 부담이 커지면서 매수 수요도 빠르게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법원 경매시장에서 인기가 높던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하락세다.
9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9월 첫주(5일 기준) 제주지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3% 하락했다. 8월 셋째주에 하락 전환 후 4주 연속 내림세다. 아파트 전세가격은 0.01% 내려 3주 연속 떨어졌다.
아파트 가격 하락과 함께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100)보다 낮은 상황이 지속돼 시장에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게 나타났다. 올해 1월 셋째주(97.3)부터 8월 첫째주(90.1)까지 7개월 가까이 줄곧 90을 넘었던 도내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월 둘째주(89.9)부터는 90대가 무너졌다. 9월 첫주엔 83.3으로 2021년 12월 첫주(82.7) 이후 9개월만에 가장 낮아졌다. 9월 첫주 도내 매매수급지수는 전국(86.7) 수준을 밑돌며 대구(71.6), 세종(77.3), 서울(80.9), 인천(82.8)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
아파트 전세시장도 신규 계약자를 찾는 물건을 많지만 세입자는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9월 첫주 도내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4.4로, 2021년 12월 셋째주(94.2) 이후 가장 낮았다.
아파트 경매시장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8월 한달 제주에서 경매가 진행된 아파트 14건 중 7건이 낙찰됐고, 평균 낙찰가율은 86.8%로 지난해 9월(85.1%) 이후 가장 낮았다. 낙찰된 7건 중 1건만 낙찰가율이 101.3%로 감정가보다 높았다. 낙찰가율 90%대는 3건, 80%대 2건, 나머지 1건은 70%대에서 새 주인을 찾았다. 올해 2월만 해도 도내 아파트 낙찰가율은 114.6%를 기록했고 4~6월에도 각각 101.3%, 102.5%, 100.0%였는데 7월엔 89.8%에서 8월에는 더 낮아졌다. 또 8월 경매에서 유찰된 7건의 아파트에는 모두 한 명도 응찰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