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추석 특수는 옛말?… 관람료 오르고 선택지 줄어

극장가 추석 특수는 옛말?… 관람료 오르고 선택지 줄어
  • 입력 : 2022. 09.11(일) 20:52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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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이번 추석에는 영화관에 안 갈 것 같아요."

매년 명절 연휴 가족과 영화관을 즐겨 찾았다는 직장인 김모(28) 씨는 올해는 비싸진 관람료 때문에 영화관에 가지 않기로 했다. 그는 "네 가족이 영화를 보면 팝콘값까지 거의 8만 원"이라면서 "영화 한 편 보는 데 그 정도 돈을 낼 만한 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번 추석 연휴 김씨처럼 티켓 가격 인상으로 영화 관람을 꺼리는 관객이 늘면서 극장가 '명절 특수'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공조 2: 인터내셔날' 이외에 별다른 기대작이 없다는 점도 발길을 머뭇거리게 하는 요인이다.

멀티플렉스 3사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세 차례에 걸쳐 티켓 가격을 인상했다. 주말 성인 일반관 관람료는 1만5천 원이다. 평일 일반관 조조영화도 1만 원을 넘는다.

여기에 작품 선택 폭도 좁아 영화관을 찾지 않겠다는 관객이 적지 않다. 이번 연휴에 맞춰 개봉한 한국 신작은 '공조 2'가 유일하다. 외화 '블랙폰'이 함께 개봉했지만 공포영화 특성상 온 가족이 관람하기는 어렵다. '알라딘'(2018)과 '모가디슈'(2021)가 재개봉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하고 있다.

직장인 공모(28) 씨는 "예전에는 명절에 개봉하는 기대작이 많아 연휴 때마다 영화관에 갔는데 이번에는 볼만한 작품이 없어 기대되지 않는다"며 "티켓값도 비싼데 그저 그런 영화를 보느니 차라리 집에서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 보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예년보다 관객이 줄더라도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은 매출에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팬데믹 기간 단행한 인력감축 등 비용 절감에 관람료 인상 효과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팬데믹 이후 첫 천만 영화에 등극한 '범죄도시 2'는 누적 관객수 1천269만여 명으로 역대 박스오피스 13위에 올랐으나 매출액은 역대 3위다. 이 영화의 누적 매출액은 1천312억 원으로, 관객수가 약 1만5천 명 많은 '암살'(2015·역대 박스오피스 12위)보다 328억 원 많은 매출을 올렸다.

지인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티켓 가격이 오른 만큼 관객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극장 입장에서는 가격이 인상됐기 때문에 관객수가 조금 적어도 매출액은 큰 차이가 없을 수 있다. 오히려 가격 인상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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