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산업 축소 발언' 반발 진화에도… 도정 '반쪽 소통' 빈축

'1차산업 축소 발언' 반발 진화에도… 도정 '반쪽 소통' 빈축
농업인단체 지난 13일 천막 설치·밤생농성, 17일 지사 면담 조건으로 농성 철회
17일 집무실서 면담… 농민단체 "발언 오해 풀렸지만 공식 사과 아닌 유감 표명"
면담 진행 과정 전면 비공개… 취임 초기 오영훈 도정 반쪽짜리 소통 행보 '빈축'
  • 입력 : 2022. 10.17(월) 11:55
  • 강다혜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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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도내 농민단체가 제주도청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강다혜기자

[한라일보] 제주도내 농민단체가 오영훈 제주도지사의 '제주 1차산업 비중 축소' 발언에 반발하며 철야 천막농성을 벌인 가운데, 천막 철거 조건으로 제시됐던 도지사와의 면담이 17일 이뤄졌다. 농민단체는 "(면담 자리에서) 오해는 풀었지만, 오 지사가 사과가 아닌 유감을 표했다"고 전했다. 또 이 과정에서 면담 전면에 대해 비공개로 일관한 제주도정의 소극적인 소통 행보와 대응이 빈축을 사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제주도연맹과 전국여성농민총연합제주도연합 등 도내 농민단체 관계자 9명은 이날 제주도청 1청사 오영훈 지사 집무실을 찾았다. 이날 면담은 전면 비공개로 진행됐다.

앞서 이들 단체는 지난 13일 제주도청 본관 현관 앞에 천막을 설치해 철야 농성을 벌였고, 17일 지사 면담을 조건으로 하루 만에 천막을 철거한 바 있다. 이 농성은 지난 6일 오 지사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도내 1차산업 비중을 8% 수준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대한 항의로 이뤄진 것이다.

17일 도지사 집무실에서 오 지사와 농민단체와의 면담이 이뤄진 가운데 제주도 관계자들이 면담 과정 전면에 대해 비공개 방침을 내세우며 막아서고 있다. 강다혜기자



이날 50분 가량 이어진 면담에서 농민들은 오 지사에게 발언에 대한 해명과 공식적인 사과 표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천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 의장에 따르면, 오 지사는 농민들에게 "지역내 농업 생산량을 8%로 비중을 줄이겠다는 것으로 농민들이 오해를 하고 있다"며 "당시 발언에서 1차산업을 통해 가공산업을 더 육성한다는, 제조업에 대한 부분이 빠져 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은 "(오 지사가) 오해를 하게 만든 상황에 대해 사과를 표명했으나, 이후 도청 내 관련 부서를 통해 전달하겠다고 답변을 들었다"며 "어떤 내용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답변에 대한 판단은 추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또 "(오 지사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지만 사과가 아닌 "유감"이라고 (오 지사가) 말했다"며 "발언과 관련한 사항은 명확한 확답을 받았고, 오해는 풀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솔직히 천막 농성까지 갈 일은 아니었다. 특정 정책에 의해 그 정책에 반해 우리가 찾아온 것 아니었지만, 우리가 받아들이기엔 너무나 충격적이었다"며 "발언 취지와 진위 확인을 위함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발언 당사자인 지사를 만나기가 어려운 데다 농업인들이 무시됐다"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향후 지사의 발언이나 제주도정의 농업정책들을 계속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며 "일방적인 진행이 아닌 소통 과정이 이뤄지는지도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면담은 오 지사가 농민단체에게 발언에 대한 해명과 제주도정의 1차산업 정책에 대한 인식을 설명할 자리로 주목을 받았지만 제주도정은 면담 전 과정에 대해 비공개 방침을 내세웠다. 이에 '반쪽짜리 소통 행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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