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지역에서 학대 피해로 신음하는 노인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해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17일 제주특별자치도가 발표한 올해 8월 기준 최근 5년간 제주지역 노인학대 현황에 따르면 총 697명의 노인이 2403건의 학대 피해를 중복해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대 유형별로 살펴보면 언어·정서적 학대가 1093건으로 가장 많았고 신체 학대가 923건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또 노인 스스로가 최소한의 자기 보호 행위를 포기해 위험한 상황에 이르게 하는 '자기 방임'도 140건이었으며 노인으로부터 재산 또는 권리를 빼앗는 경제적 학대도 131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법률·의료·관계 공무원 등이 참여하는 사례 판정 위원회에서 노인학대로 판정된 경우로 실제 5년간 학대 사례와 일반 사례 등 노인학대 의심 신고는 총 3256건이며 신고 관련 노인과 보호자, 주변인 등에 다한 상담은 총 2만7440건 진행됐다.

더 큰 문제는 노인들이 보호받아야 할 요양시설 내에서도 학대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5년간 제주시 소재 요양시설 13개소에서 18건의 노인학대가 발생했으며, 서귀포시 소재 요양시설 10개소에서도 12건의 학대로 총 30건의 노인학대가 보고됐다.

이에 제주특별자치도는 요양시설 내 노인학대 예방을 위해 연내 재발 방지대책을 수립하고 내년 1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제주도는 지난 13일 노인보호 전문기관 등 전문가 1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간담회를 갖고 노인요양시설 내 학대 발생 현황을 공유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노인학대 발생 시설에 대한 처벌 강화, 노인 인권 증진에 노력한 우수시설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사례 판정 위원회의 신뢰도 제고 방안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제주도는 간담회 논의 사항에 대해 법적 검토와 의견수렴을 거쳐 노인학대 발생 최소화 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한편 제주도노인보호전문기관의 노인학대 예방을 위한 행동지침에 따르면 노인들은 건강을 유지하고 경제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며, 자녀에게 모든 재산을 상속하지 않을 것을 조언하고 있다.

또 학대받는 것에 대해 자책하지 말고 주변에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다. 1577-1389로 전화하면 24시간 학대 신고와 상담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