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어구에 묶인 채… 제주 바다서 신음하는 해양생물들

폐어구에 묶인 채… 제주 바다서 신음하는 해양생물들
그물·낚싯줄에 감긴 남방큰돌고래·붉은바다거북 잇따라 발견
보호 단체들 "해양보호구역도 폐어구 피해 심각… 보호 확대를"
  • 입력 : 2026. 07.20(월) 18:39  수정 : 2026. 07. 20(월) 19:46
  •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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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폐어구가 걸린 채 유영하고 있는 남방큰돌고래 '행운이'와 또 다른 남방큰돌고래. 다큐제주, 제주대학교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 제공

[한라일보] 제주 바다에 버려진 폐어구에 걸린 채 신음하고 있던 멸종위기종 남방큰돌고래과 붉은바다거북이 잇따라 발견됐다.

20일 다큐제주와 제주대학교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5시50분쯤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앞바다에서 남방큰돌고래 '행운이'와 함께 다니는 또 다른 남방큰돌고래의 몸에도 어구가 걸려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2024년 11월 꼬리지느러미에 밧줄이 걸린 상태로 처음 발견된 '행운이'는 이후 지난해 6월에도 기존 밧줄 외에 또 다른 폐어구가 꼬리지느러미에 추가로 엉켜있는 모습까지 확인됐는데, 현재까지 폐어구를 떼지 못한 채 지내고 있는 상태다.

현재 제주 바다에서 폐어구에 걸린 채 힘겹게 유영하고 있는 남방큰돌고래는 현재 이들을 포함해 5마리로 확인되고 있다. 오승목 다큐제주 감독은 "'행운이'와 함께 다니는 돌고래는 모두 움직임이 양호한 상태이지만 언제든 추가 폐어구나 낚시줄 걸림 우려가 존재하는 상황"이라며 "나머지 돌고래 역시 꼬리에 낚싯줄 또는 밧줄이 길게 걸려있거나 주둥이에 낚시바늘과 폐어구 줄이 걸려 있다"고 전했다.

지난 18일 오후 5시 12분쯤 서귀포시 새연교 인근 갯바위에서도 폐그물에 감긴 붉은바다거북 1마리가 발견돼 해경에 구조되기도 했다.

길이 약 1.5m, 폭 약 1m의 크기의 붉은바다거북은 온 몸에 그물이 감겨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다. 서귀포해경 구조팀은 감긴 그물을 제거한 후 건강상태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안전하게 바다로 돌려보냈다. 통상적으로 살아있는 거북을 바다에 방류했을 때 잠수하면 정상이고, 잠수하지 않으면 건강에 이상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멸종위기종 붉은바다거북을 감은 폐그물을 제거하는 해경 구조팀. 서귀포해경 제공

제주바다에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는 매년 10마리 이상이 죽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고 지난 4년간 매해 평균 40마리에 가까운 바다거북이 제주 해안에 좌초돼 발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 해양보호구역에서도 폐어구로 인한 생태계 훼손이 심각한 상황이다.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10개월간 제주 해양보호구역(천연기념물보호구역·해양생태계보호구역·해양생물보호구역·해양도립공원·습지보호구역) 폐어구를 조사한 결과 16곳의 50개 조사지점 가운데 92%인 46곳에서 모두 37종 1661개의 폐어구가 발견됐다. 또 폐어구에 얽혀 죽거나 다친 해양생물은 남방큰돌고래 등 23종 183개체에 달했다. 해양보호구역 바닷속에서 가장 많이 발견된 침적 쓰레기는 '레저 낚시용 낚시줄'(23.4%)이었다.

도내 해양보호·환경 관련 단체에서는 제주 바다에서 발견되는 폐어구의 발생 원인을 비교적 명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제주해양보호구역에서부터 관리가 이뤄져야 발생 단계에서부터 예방하고 해역별 특성에 맞는 관리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며 해양생물에 대한 보호 조치 방안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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