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박물관, 수장고(收藏庫) 이야기

[열린마당] 박물관, 수장고(收藏庫) 이야기
  • 입력 : 2022. 10.26(수) 00:00
  •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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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고(收藏庫)는 국어사전에 '귀중한 것을 고이 간직하는 창고'라고 나와 있다. 오늘날 박물관에는 최적의 자료 보관 환경을 갖춘 수장고를 둬 자료를 관리한다. 박물관이 없던 옛날에는 어땠을까? 귀한 것은 나름 보관했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훼손되고 사라졌을 것이다.

옛날에 의도하지 않은 수장고가 있었다. 패총과 고분이다. 역사책에 어느 패총에서 출토된 유물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패총은 조개껍데기를 집단으로 버린 쓰레기 무더기다. 패총 속에서 발굴된 그 시대의 문화와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물품은 오늘날 소중한 유물이다. 사자(死者)를 위해 함께 매장한 고분 속의 물품도 그러하다. 패총과 고분 덕택에 의도하지 않았지만 오래 소중한 이야기들을 보존할 수 있었다.

자연재해가 수장고 역할을 한 예도 있다. 유명한 이탈리아 폼페이 유적이다. 화려한 문화가 꽃핀 고대도시가 화산폭발로 화산재에 파묻혀 1700여년을 잠들다 발굴됐다.

제주교육박물관은 1995년 개관됐다. 그동안 도민들의 적극적 자료 기증으로 현재 3만7000여 점의 소장자료를 수장고에 보관하고 있다. 수장고 자료에 담긴 소중한 이야기를 기반으로 교육수요자와 도민들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전시와 자료발간, 체험프로그램 등 문화콘텐츠를 만들어 가고 있다.

우리 박물관은 관람 환경과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관람객의 이용률과 만족도를 높여 역사와 문화가 함께하는 행복한 삶과 교육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다. <송성한 제주교육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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