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두화의 문연路에서] "도민의 안전한 미술향유 위한 대책을"

[박두화의 문연路에서] "도민의 안전한 미술향유 위한 대책을"
  • 입력 : 2022. 11.01(화) 00:00
  •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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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우리나라에서는 1972년 문화예술진흥법이 제정된 후 국민이 문화 예술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시책을 시행하고 있다. 미술분야와 관련한 정책중 하나가 건축물 미술작품 제도다. 건축물 미술작품 제도는 이른바 '1% 법'으로 약 1만㎡(3025평) 이상의 건축물을 신축하거나 증축할 때 건축주가 건축 비용의 1% 이하 범위에서 회화, 조각 등 미술작품을 설치하거나, 그 비용의 70%를 문화예술진흥기금으로 출연하는 제도다.

이렇게 설치된 미술작품은 공공 공간을 예술적으로 조성해 시민들에게 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하고 예술가들에게 창작 기회를 제공하는 등 본래의 목적에 맞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미술관을 방문하지 않아도 미술품을 생활 속에서 접하며 예술에 대한 장벽을 낮추면서 공공미술의 선한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가 좋은 방향으로만 흘러갔을까? 시민들의 미술 향유권 확대에 도움을 주는 이 제도에 문제는 없을까? 본 의원은 건축물 미술작품 제도가 1995년 의무화 이후 올해 27년 차가 된 미술작품들의 노후화가 예상됨에 따라 '안전한 미술향유'에 주목했다.

건축물 미술작품 의무화 후
시일 흐르며 일부 흉물 전락

문제 지속 대두… 개선 절실

최근에서야 제기되는 건축물 미술작품, 공공조형물의 문제점은 '흉물 전락'이다. 그리고 흉물이 되어가면서 '도시경관 저해, 주민 안전 위협'이라는 문제가 함께 대두되고 있다. 원인은 무엇인가. 당연히 관리부실이 문제다. 법에 의해 설치된 미술품들은 사유재산으로 일차적인 관리 책임은 건물주에 있다. 관련 시행령에는 '지자체가 정기 점검하고 관리실태를 기록·관리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음에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결국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요소가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은 비단 제주만의 문제는 아니다. 공공조형물이 가장 많은 경기도의 경우 점검 횟수는 지난 6년간 단 한번 뿐으로 심각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제주는 점검을 잘하고 있을까. 지난주 문화체육대외협력국 행정사무감사에서 본 의원이 알아본 결과, 제주 또한 지난 6년간 단 2번 점검에 그쳐 관리에 구멍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무부서의 체계적인 계획·관리를 위한 인력·예산에 대한 문제의식도 없어 더욱 우려되는 상황이다. 앞으로 제도개선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도민들의 문화 향유권을 위해 애써 건축 비용의 1%를 들여 설치한 미술품이 흉물로 전락해 도시 경관 저해뿐만 아니라 주민의 안전을 위협할 것이다.

건축물 미술작품 제도가 법제화된 지 27년이 흘렀다. 문화적으로 도움이 되고 있으나 흘러간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별다른 제도개선 없이는 설치된 미술작품들이'도시 흉물'로 전락하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로 인한 주민 안전이 위협받는다면 더더욱 큰 문제가 될 것이다. 관련 조례 개정, 점검계획 수립 및 관리인력 충원 등 하루빨리 제도개선이 마련되기를 바라며 본 의원도 머리를 맞댈 것이다. <박두화 제주자치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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