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애월 노로오름 일대 4·3 유적·유물 다수 발견

제주 애월 노로오름 일대 4·3 유적·유물 다수 발견
4·3기념사업위 4·3통일의 길 마중물 조사 결과 발표
오름 정상 '장태코' 집터·우물 등 집단 거주 흔적 발견
보초터 주변엔 탄피 다수… 무장대·토벌대 치열한 전투
  • 입력 : 2022. 12.13(화) 17:29
  • 김도영기자 doyoung@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제주시 애월읍 노로오름 일대 4·3유적지에서 발굴된 유물들. 이상국기자

[한라일보] 제주시 애월읍 노로오름 일대에서 4·3의 소용돌이를 피해 숨어 지낸 당시 주민들의 집터와 생활용품, 탄피 등이 발견되며 제주4·3 연구에 새로운 자료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와 4·3통일의길 마중물은 13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로오름 일대 4·3유적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17년 10월부터 올해 10월까지 5년간 171차에 걸쳐 진행됐으며 노로오름, 돌오름, 한대오름, 빈네오름, 머체왔, 쌀오름 등 14곳에 대한 조사를 이어왔다.

이들은 조사의 배경으로 "제주 4·3 당시 중산간 지역 위로 약 2만여 명이 올라가 살았다는 기록 등이 있어 이러한 흔적을 찾고 기록하는 것이 4·3연구의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며 "70여 년 세월이 무너뜨리고 묻어버린 흔적들을 현장에서 살려 4·3의 다양한 기록을 후대에 남기는 것이 지금 사람들의 의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제주시 애월읍 노로오름 지역은 총 5개 구역으로 나눠 진행됐으며, 매 구역마다 집터와 생활용품, 농기구, 탄피 등 당시 사람들의 삶의 흔적과 유물들이 발견됐다.

특히 노로오름 정상에서 북서쪽 500m 지점에는 '장태코'라 불리는 큰 분화구가 관심을 모았다.

장태코 주변으로 돌을 쌓아 살았던 집터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고 분화구 남쪽으로는 우물터의 흔적도 발견돼 지형적 조건과 천연 요새로서의 이점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거주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또 보초를 서던 보초터가 일정한 간격으로 발견되며 각종 탄환과 탄피 등이 있어 이곳에 주둔했던 무장대와 토벌대 간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은 "장태코처럼 일정 지역에 비교적 잘 남아있는 집터, 보초터, 전투 흔적 등 다양한 4·3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은 없었다"며 "하루빨리 이 지역에 대한 집중 조사와 그에 따른 보전과 관리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이들은 노로오름뿐만 아니라 조사를 진행한 나머지 지역에 대한 조사 결과도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며 발굴된 유적·유물에 대한 관리 방안 마련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조사 과정의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기초적은 자료의 부족으로 개인·단체·기관이 갖고 있는 구술·증언 등 자료를 통합해 데이터베이스화하고 공유하는 시스템이 요구된다"며 "국립공원 지역을 포함해 훈련된 인원과 장비가 동원돼 체계적인 조사가 이뤄지길 바라며 발굴된 유물 보존과 관리를 위한 도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4·3통일의길 마중물 배기철 씨가 발견된 유물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상국기자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2860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