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항공기 운항 재개되자 대기표 구하기 전쟁

제주공항 항공기 운항 재개되자 대기표 구하기 전쟁
항공사 결항편 승객 접수 창구 대혼잡
선착순 대기표 발부 후 남은 좌석 배정
"잔여좌석 나올까봐 기약없이 기다려"
오전 11시 기준 임시편 40편 추가 투입
  • 입력 : 2023. 01.25(수) 12:56
  •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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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강풍과 폭설로 막혔던 제주공항 항공편 운항이 재개됐지만 제주에 발이 묶였던 결항편 승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대혼잡이 빚어지고 있다.

25일 오전 11시 제주공항 3층 출발장의 한 저비용 항공사 발권 창구. 결항편 승객을 위한 접수 창구에 수백미터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대체 항공편을 구하기 위해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 위한 줄이었다. 시간대별로 잔여 좌석이 나올때마다 항공사 직원이 이를 안내하고 대기 명단 순서대로 이름을 호명해 예약을 도와주고 있었고, 이름이 불러지지 않은 나머지 결항편 승객들은 또 다른 잔여 좌석이 나올때까지 기약없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또 다른 저비용 항공사 발권 창구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설연휴 마지막날인 지난 24일 결항편 승객인 귀성객 김모(25)씨는 "오늘 오전 7시부터 줄을 서서 2시간 기다려서 김포행 대기명단에 겨우 이름을 올랐다"며 "혹시나 잔여 좌석이나 임시편이 나올까봐 자리를 뜨지 못하고 계속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23일 오후 늦게 항공사로부터 결항 문자를 받은 후 대체 항공편에 대한 안내 문자가 전혀 없었고, 콜센터 연결도 어려워 직접 대체 항공편을 찾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공항을 찾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대규모 결항사태가 발생하면 저비용 항공사에서 유독 대기줄이 긴 이유는 결항편 승객에 대한 탑승 원칙이 달라서다.

대형 항공사는 결항한 항공편 승객부터 문자메세지로 임시편 등 수속이 가능한 시간대를 알리고 있는 반면 대부분의 저비용 항공사들은 항공편이 결항하면 공항 발권 창구에서 결항한 항공편 승객을 대상으로 선착순으로 대기표를 발부해 남은 좌석을 배정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대규모 결항사태가 발생하면 항공사마다 상반된 풍경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6년과 2018년에도 폭설로 대규모 결항사태가 발생하면서 국토교통부 등이 이러한 저비용항공사 결항편 승객 관리 개선에 나서왔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 대형 항공사의 경우는 특별기 등 임시편을 투입할 여력이 되지만 저비용 항공사의 경우는 그럴 여력이 상대적으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은 이날 오전 7시 청주에서 출발해 제주에 도착한 제주항공 7C881를 시작으로 제주공항 항공편 운항이 순차적으로 재개되고 있다. 하지만 기상 상황과 연결편 접속 등의 이유로 제주 출발 항공편 지연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

이날 항공기 운항 재개로 기상 악화에 따른 결항으로 설 연휴 마지막날 제주에 발이 묶인 체류 승객의 수송을 위해 임시편이 추가 투입되고 있다. 제주공항 출발 기준 국내선 임시편은 당초 25편에서 40편으로 늘어 1만여명이 수송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11시 기준 임시편을 포함해 이날 하루 제주를 오갈 예정인 항공편은 모두 534편(출발 264편, 도착 270편)이다.

한국공항공사 제주공항은 공항 혼잡을 대비하기 위해 공항경찰대, 자치경찰단, 공항공사 직원 등 120명의 인력을 투입했다. 제주공항 관계자는 "예약 승객은 항공편 출발 시간에 맞춰 공항으로 이동해달라"고 말했다.

앞서 24일 제주공항에 강풍 특보와 급변풍 특보가 내려지면서 이날 제주를 오갈 예정이던 항공편 476편(출발·도착)이 모두 결항됐다. 이 중 전날인 23일 330편의 항공편이 사전 결항됐고, 나머지 146편은 이날 운항할 계획이었지만 기상 악화로 모두 결항됐다. 이에 귀경객과 관광객 등 4만3000여명이 제주를 떠나지 못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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