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주 외국인, 언어 문제 큰데… 정보 얻는 통로 제한"

"제주 이주 외국인, 언어 문제 큰데… 정보 얻는 통로 제한"
이주민 정착 위한 온·오프라인 플랫폼 구축 실태조사 결과
"필요성 확인"… 제주시소통협력센터 올해 공간 조성 본격
  • 입력 : 2023. 02.28(화) 14:14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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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주민과 함께하는 한마당. 한라일보 DB

[한라일보] 제주에 이주한 외국인 상당수가 언어 문제와 외로움 등으로 체류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정착을 위해 주거·취업, 의료시설, 행정 지원 등 다양한 정보를 필요로 하지만 그 경로가 주로 외국인 가족, 지인 등에 국한되면서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제주시소통협력센터에 따르면 나오미센터는 지난해 11월 4일부터 12월 8일까지 '(외국국적) 이주민 지역사회 정착을 위한 온·오프라인 플랫폼 구축을 위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는 집단 심층 면접(FGI)과 심층 인터뷰, 설문조사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설문에는 제주 이주 외국인 237명(오프라인 133명, 온라인 104명)이 참여했다. 이는 제주시소통협력센터와 나오미센터가 협력해 추진하는 '외국국적 이주민 지역사회 정착을 위한 온·오프라인 플랫폼 구축' 사업의 일환이다.

제주 정착 정보 필요하지만… "찾기 어려워"

조사 결과 보고서를 보면 설문에 응답한 제주 이주 외국인의 68%(161명)가 한국어를 전혀 못 하거나 기초 수준이라고 했다. 기초 수준은 한국어로 자기 소개나 물건 사기, 전화하기 등을 간단히 할 수 있는 정도를 의미한다. 일상생활에 별 어려움을 느끼지 않거나 전문 분야에서 연구나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정도로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인원은 28.7%(68명)에 그쳤다.

이 같은 상황은 이들이 제주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이 '언어 문제'인 것과도 연결된다. 제주 체류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의사소통 등 언어문제'라고 답한 응답자가 101명(복수 선택 가능)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외로움'(51명), '구직'(48명), '낮은 임금'(47명)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에 입도·정착할 때 필요한 정보로는 '한국어 교육'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주거 정보, 취업 정보, 의료시설, 법률 조언, 행정안내 등을 꼽은 응답이 뒤를 이었다.

이처럼 제주 이주 외국인은 다양한 정보를 필요로 하지만 외국인 지원기관을 통해 정보를 취득하는 경우는 적었다. 연구진은 조사 보고서에서 "주거지, 편의시설, 의료시설에 대한 정보취득경로를 살펴본 결과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가족, 동료, 지인커뮤니티'라는 선택이 가장 많았다"며 "이어 '한국인 가족, 동료, 지인'과 '인터넷 검색'이었다"고 했다. 찾은 정보가 불만족스러운 원인으로는 '한국어가 서툴러 인터넷상에 신뢰할 만한 정보를 찾기가 어렵다', '외국인 지인들은 정확한 정보를 잘 모른다', '어느 곳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 순이었다.

제주 이주 외국인이 정보를 취득하는 경로. 그래프=(외국국적) 이주민 지역사회 정착을 위한 온·오프라인 플랫폼 구축을 위한 실태조사 결과보고서.

외국인 이주민 적응·정착 위한 플랫폼 필요

연구진은 응답자의 74.3%(176명)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활용한다는 데 주목했다. 이들은 주로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가족, 동료, 지인'을 통해 온라인 커뮤니티 정보를 획득하고 친목활동, 종교활동, 구직정보 공유, 한국어 학습 등으로 커뮤니티를 활용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140명(59.1%)은 '오프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활동 중이었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연구진은 "지역사회에 체류하는 외국인 이주민들의 조기 적응과 안정 정착을 지원할 수 있는 통합적인 온라인 플랫폼 구축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오프라인 플랫폼에 대해서도 "이주민들이 제주에 체류하며 겪는 언어장벽, 외로움 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타 국적의 외국인 뿐만 아니라 한국인과의 문화적 교류를 확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공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가장 큰 애로사항인 언어소통 문제 해결이 병행돼야 하므로 온·오프라인 플랫폼에 체계적인 한국어교육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제주시소통협력센터는 올해 제주 이주 외국인을 위한 온·오프라인 공간 마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민복기 제주시소통협력센터 센터장은 "최근 제주도의 외국 국적 이주민 인구가 급증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지역사회 정착을 위한 정보 제공과 사회관계망 접근 경로가 제한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며 "정보 공유와 일상적 교류기회 제공을 통해 공동체 형성의 계기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인구통계'에 따르면 제주 등록외국인 인구는 2012년 8736명에서 2019년 2만5668명으로 7년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 수는 코로나19 발생 영향으로 2020년 2만2943명, 2021년 2만717명으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2022년(10월 기준) 2만1530명으로 다시 늘고 있다. 등록외국인 국적은 지난해 6월(전체 2만686명) 기준 중국(41.98%, 한국계 중국인 포함), 베트남(16.52%), 인도네시아(9.38%), 네팔(5.39%), 스리랑카(3.54%), 미국(3.26%), 필리핀(2.48%), 캄보디아(1.82%)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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