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세대 넘은 4·3미술, 바깥과 연대 평화예술 확장을"

"한 세대 넘은 4·3미술, 바깥과 연대 평화예술 확장을"
■ 제30회 4·3미술제 '기억의 파수, 경계의 호위'
4·3미술의 가치 확인·공감·새로운 방향 모색의 장... 1일 본격
또 하나의 전시 '경계의 호위' 전과 미디어아트전시 개막
4·3미술 국제 학술 콘퍼런스도... 지속가능성 "세대 계승 관건"
  • 입력 : 2023. 04.01(토) 18:48  수정 : 2023. 04. 02(일) 16:11
  • 오은지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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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제주시소통협력센터 5층 다목적홀에서 올해 30회째를 맞아 마련된 4·3미술제 국제 콘퍼런스 '4·3미술 국제 학술 콘퍼런스'가 열렸다. 오은지기자

[한라일보] 4월이 시작됐다. 제주4·3을 기억하고 되새기는 예술인들이 건네는 위로의 시간과 함께다.

1일 탐라미술인협회가 주최하고 4·3미술제조직위원회가 주관하는 제30회 4·3미술제가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올해는 4·3미술제 30회째를 맞아 예년보다 규모가 커졌고, 프로그램도 다채로워졌다.

지난 3월 제주현대미술관에서 일찌감치 개막한 '기억의 파수'전에 이어 예술공간 이아와 포지션민 제주, 산지천갤러리에서 열리는 4·3미술제의 또 하나의 전시 '경계의 호위'전이 이날 개막하며 4월의 문을 열었다.

더불어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문화예술공공수장고에서도 이날 지난 30년간 이어진 4·3미술의 역사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미디어아트 전시 '기억의 파수'를 공개하며 관람객을 맞았다.

30회를 맞아 주최측이 기획한 '4·3미술 국제 콘퍼런스-기억·저항·평화'도 이날 제주시소통협력센터 5층 다목적홀에서 4·3미술 국제 학술 콘퍼런스를 열며 3일간의 여정을 시작했다.

미술제 참여 작가와 탐미협 회원, 도민 등이 자리한 가운데 열린 첫날 학술 콘퍼런스는 4·3미술제와 4·3미술의 의미를 되짚으며 4·3미술의 가치를 거듭 확인하고 공유하는 자리가 됐다.

1일 제주시소통협력센터 5층 다목적홀에서 올해 30회째를 맞아 마련된 4·3미술제 국제 콘퍼런스 '4·3미술 국제 학술 콘퍼런스'가 열렸다. 오은지기자

이날 김준기 광주시립미술관장은 '평화예술로서 4·3미술' 주제발표문에서 기억투쟁에에서 평화예술로 진화하고 있는 4·3예술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살펴봤다.

김 관장은 "제주 4·3미술이 한반도 지역과 교류 협력을 확대하고 국제적인 연대를 넓히며 평화와 인권과 민주주의라는 인류 보편가치를 실천하는 예술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은 정체성의 재구성과 4·3미술의 재생산이라는 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4·3이라는 주제를 놓고 학살과 항쟁의 서사를 펼친 4·3미술의 정체성이 한 세대를 넘어 새로운 시대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는 지금, 4·3미술이 새롭게 나아가는 길에 4·3 미술 1세대와 2세대가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좀 더 면밀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음을 주장했다. "청년들과 4·3미술이 어떻게 관계 맺기를 할 것이냐 하는 점"을 "중차대한 과제"로 꼽으며 4·3미술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세대 계승이 중요한 관건"임도 피력했다. 덧붙여 "4·3미술을 처음 시작할 때, 청년작가들이 움직였던 것처럼, 동시대의 청년작가들이 새롭게 의제를 설정하고 쟁점화할 지점에 대하여 벽을 허물고 지혜를 모을 때"임을 제언했다.

김 관장은 또 "4·3을 제주도 내부만의 것이 아니라 국제적인 평화 의제의 맥락 속에서 파악하고 예술적 소통의 연대를 모색하는 일은 4·3미술이 그동안 해오던 일이고 향후 더욱 확대하여 추구할만한 가치"임도 강조했다.

"그동안의 노력으로 평화예술은 제주 4·3미술의 유력한 주제이자 지향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김 관장은 "4·3정신을 담은 4·3미술의 역사적 과제는 4·3미술을 제주도 바깥과 연대하는 평화예술로 확장하는 일"임도 피력했다. 이어 "그것은 4·3미술이 은폐된 진실을 드러내며 기억투쟁을 벌여온 세월을 지나 동아시아의 관점에서 4·3항쟁을 다시 들여다보고, 지역적 특수성과 세계사적 보편성의 관점에서 평화의 서사를 재구성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관장은 "이제는 평화예술의 기치를 앞세우고 4·3미술을 넘어 한반도와 동아시아로 뻗어 나아갈 곳을 향해 높이 날아 멀리 나아가는 고비원주(高飛遠走)의 자세로 4·3미술 30년 역사의 뜻과 힘을 한 데 모아 평화예술의 큰 틀에서 공명할 때"임을 밝히며 글을 맺었다.

국제 콘퍼런스는 2일 4·3미술제 이종후 총감독과 함께하는 4·3미술제 주요 전시장 투어에 이어 3일 주요 유적지를 둘러보는 4·3리서치 워크숍으로 마무리된다.

한편 제30회 4·3미술제 개막식은 2일 오후 3시 예술공간 이아에서 열린다.

4.3미술제 미디어아트전 '기억의 파수'.

제주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제30회 4.3미술제 '기억의 파수'전 전시 전경. 탐라미술인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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