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기념식에 결혼식 봇물... 가계 부담에 "5월이 두려워"

각종 기념식에 결혼식 봇물... 가계 부담에 "5월이 두려워"
어린이날·어버이날 잇따르며 선물·외식비로 부담
외식비 8.2%·장난감 물가 3% ↑... "나들이 부담 커"
어린이·어버이날 선물비 각각 12만원·33만원 예상
윤달 피해 봄 결혼 수요 이달 몰려 축의금 지출 커져
  • 입력 : 2023. 05.03(수) 17:07  수정 : 2023. 05. 04(목) 15:36
  •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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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시에서 두 아이를 키우는 직장인 장모(43)씨 부부는 오는 5일 어린이날 갑작스런 비 예보에 아이들과 실내에서 놀 수 있는 장소를 알아보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많은 인파도 우려되지만 무엇보다 이날 나들이에 따른 지출 비용에 대한 걱정이 컸기 때문이다.

이들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테마파크나 키즈카페 이용권 가격은 1인당 2~3만원대이고 점심식사에 선물까지 다하려면 어린이날 4명이 하루 놀러가는데 드는 비용은 30만원 넘게 들 것 같다"며 "어버이날엔 부모님과 식사도 하고 선물도 드려야 하고, 돌아볼 경조사도 많고, 어느 달보다도 5월 가정의달에 가계 부담이 큰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고물가 속에 가정의달 5월이 되자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주요 기념일에 선물과 외식으로 집집마다 체감하는 가계 부담이 커지면서 한숨이 깊어지는 도민들이 많아지고 있다. 여기에 봄철 결혼 성수기까지 맞물리면서 축의금 지출도 커져 얇아지는 주머니 사정에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이들도 적잖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7.4%까지 올랐던 제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 3.2%까지 둔화됐지만 외식 물가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지난달 도내 외식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8.2%로 올랐고, 전국 평균(7.6%)보다 0.6%p 높았다.

외식비와 함께 선물비에 대한 부담도 크다. 어린이날 선물로 많이 사는 장난감 가격 등이 포함된 지난달 오락·문화 부문 물가도 1년 전보다 3.7% 뛰었다. 한달 전과 비교하면 장난감 물가는 3.0% 올랐다.

마케팅 전문기업 롯데멤버스가 지난달 12~16일 성인 1000명(20~60대)을 대상으로 자체 리서치 플랫폼을 통해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올해 어린이날 선물 평균 비용은 12만4800원, 어버이날 선물 평균 비용은 33만6000원에 달했다. 어린이날 선물로는 용돈(35.8%)과 인형·장난감 등 완구류(19.7%), 어버이날 선물로는 용돈(62.2%)과 건강기능식품(10.2%), 의류·패션잡화(6.5%) 등을 준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이달 봄철 결혼 성수기가 겹친데다 물가 상승으로 예전보다 오른 축의금 문화에 부담을 갖는 이들도 있다. 보통 봄철 결혼 시즌을 3월~5월로 보는데, 올해는 윤달(양력 3월 22~4월 19일)이 껴서 이를 피해 결혼식 예약을 잡다보니 이달에 봄 결혼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인크루트가 지난 3월 대학생·구직자·직장인 등 1177명을 대상으로 결혼식 축의금 적정 액수를 설문조사한 결과, 같은 팀이지만 덜 친하고 협업할 때만 보는 직장 동료, 가끔 연락하는 친구나 동호회 일원 등 그냥 알고 지내는 사이에게는 5만원, 사적으로 자주 소통하는 직장 동료나 자주 연락하고 만남이 잦은 친구 또는 지인 등 친한 사이에게는 10만원이 적당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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