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모 수협 사료서 사용 금지약물… 경찰 수사

제주 모 수협 사료서 사용 금지약물… 경찰 수사
해외 수출·양식장 공급 사료 원료서 엔로플록사신 검출
전량 폐기처분 명령 내렸지만 이미 모두 유통돼 회수 불가
A수협 "원료 납품업체 문제 및 폐사 광어 항생제 투여 탓"
  • 입력 : 2023. 05.08(월) 19:20  수정 : 2023. 05. 10(수) 20:21
  •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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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어 양식장.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이 없습니다.

[한라일보] 제주지역 모 수산업협동조합이 도내 광어 양식장에 공급하는 사료 원료에서 사용 금지약물이 검출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제주산 광어는 제주 대표 수출 상품 가운데 하나로, 만약 검역과정에서도 금지약물이 검출되면 수출 금지 조치가 내려질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서귀포해양경찰서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 2일 제주시내 A수협을 사료관리법 위반 혐의로 고발함에 따라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제주도는 A수협이 유통하는 일부 사료에서 사용이 금지된 동물의약품용 항생제 성분인 '엔로플록사신'이 검출됐다며 고발 이유를 밝혔다. 해경은 조만간 A수협에서 시료를 따로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할 예정이다.

제주도는 A수협이 유통하는 사료 중 두가지 종류 사료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제주도는 올해 2월과 3월 A수협 측으로부터 9개 시료를 확보해 분석한 결과 단미사료(배합사료 원료) 종류 중 하나인 어분사료(물고기를 잘게 빻은 가루)와 또다른 단미사료 등 2개 사료 시료에서 사용 금지 항생제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A수협은 도내 양식장으로부터 폐사한 광어를 공급 받아, 이 광어를 어분사료로 가공해 대부분 수출하고 있다. 또 A수협은 민간업체로부터 납품 받은 단미사료에 몇가지 영양소를 더한 배합사료를 가공해 도내 광어 양식장에 공급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사료관리법에 따라 다른 동물의약품은 잔류 허용 기준이 있어 기준치 이내로 검출되면 유통이 가능하지만 엔로플록사신은 단 1㎎이라도 검출되면 유통할 수 없도록 사용이 금지돼 있다"며 "이를 어길 경우 3000만원 이하 벌금이나 3년 이하 징역형에 처해진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A수협에 엔로플록사신이 검출된 사료를 전부 회수해 폐기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문제의 사료들은 이미 모두 유통돼 회수가 불가능 한 상태다.

A수협 관계자는 "(폐기 처분 명령을 받은)어분사료는 이미 전량 해외로 수출됐고, 도내 광어 양식장 10여 곳에 공급된 (항생제가 검출된 단미사료를 가공해 만든) 배합사료도 이미 다 써버려 회수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또 이 관계자는 "배합사료를 먹은 광어 중 출하 전 받은 안전 검사에서 문제를 보인 개체는 아직까지 없었다"며 "수출용 어분사료 문제도 폐사 광어를 공급한 양식장 측이 사육 과정에서 항생제를 먹였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A수협이 사료 원료 등를 납품 받아 가공하는 과정에서 항생제 잔류 검사를 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A수협 관계자는 "그동안 사료 원료에 단백질이 얼마나 함유돼 있는지 등 성분 비율 위주로 검사를 진행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자체적으로 항생제 잔류 검사도 실시할 계획"이라며 "납품 업체에도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한편 제주산 광어는 제주 주력 수출 상품으로, 지난해 전체 생산량 중 7.6%인 1760t이 해외로 수출됐으며, 수입국 검역 과정에서 금지약물이 검출되면 수출이 금지될 수 있다.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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