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지역 취업난의 한편에선 사람을 못구해 비어있는 일자리가 3000개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직자는 일자리를 원하고 기업은 인력을 필요로 하지만 노동시장의 미스매치(불일치)로 빈일자리가 발생하는데, 업종별로는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고 근무여건이 열악한 숙박 및 음식점업의 빈일자리가 전체의 40%를 넘었다. 빈일자리는 비어 있거나 1개월 안에 새로 채용될 수 있는 일자리를 의미해 구인난으로 해석될 수 있다.
17일 통계청 자료 분석 결과 3월 기준 제주지역 빈일자리(상용+임시일용)는 3249개다. 3월 도내 실업자 수가 1만1000명이었음을 감안하면 비어있는 일자리를 채우면 실업자가 일정부분 해소될 수 있는 것이다.
산업별로는 숙박 및 음식점업의 빈일자리가 1409개로 전체의 43.4%를 차지했다. 이어 도매 및 소매업 11.2%(363개), 정보통신업 7.1%(232개),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6.5%(212개) 순으로 집계됐다. 교육서비스업은 빈일자리가 없었다. 전기·가스·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은 4개, 금융 및 보험업 7개, 수도·하수 및 폐기물 처리, 원료재생업은 7개로 상대적으로 빈일자리가 적었다.
특히 빈일자리가 가장 많은 숙박 및 음식점업의 경우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19넌 3월(376명)에 비해 4배 가까이 증가했다. 2020년 3월 204명에서 2021년 3월 705명, 2022년 3월 1880명으로 증가했다가 올해는 소폭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빈일자리가 가장 많은 업종으로 꼽힌다.
제주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 모씨는 "일할 사람을 구하고 싶지만 임금을 많이 줄 수 있는 형편이 못되다 보니 구직자와 조건이 안맞아 가족 노동력에 기대는 경우가 많다"며 "일하겠다고 했던 이들도 며칠 일하고는 그만두는 사례도 있었다"고 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숙박 및 음식점업 근로자의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은 204만원으로, 전체 산업 평균임금(390만원)의 절반 수준에 그치며 가장 적다.
또 통계청의 임금근로일자리 소득 결과를 보면 2021년 12월 기준 전국 숙박 및 음식점업 근로자 평균소득은 162만원으로 전체 산업별 평균소득(333만원)을 크게 밑돌며 유일하게 200만원에 못미쳤다.
반면 빈일자리가 상대적으로 적은 전기·가스·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 임금근로자의 평균소득은 663만원으로 높았다. 또 금융 및 보험업(726만원)과 수도·하수 및 폐기물 처리, 원료재생업(357만원) 근로자 평균소득도 높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