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플러스] 수월봉 걸으며 떠나는 1만8000년 전 시간 여행

[휴플러스] 수월봉 걸으며 떠나는 1만8000년 전 시간 여행
제주도 세계지질공원 수월봉 트레일 26~28일 개최
해설사와 동행하며 '화산학의 교과서' 곳곳서 체험
  • 입력 : 2023. 05.26(금) 00:00  수정 : 2023. 05. 26(금) 16:45
  •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한라일보] 제주시 한경면에는 차귀도를 마주보고 있는 높이 77m의 작은 오름이 있다. 수월봉이라고 이름 붙은 이 오름은 1만 8000년 전 펄펄 끓는 마그마가 차가운 물과 만나 격렬히 분출하며 잘게 부서진 화산재가 주변에 떨어져 형성된 고리 모양의 화산체 일부다. 기왓장처럼 차곡차곡 쌓인 수월봉 화산재층은 화산 활동으로 생긴 층리의 연속적인 변화를 잘 보여줘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국제 화산학 백과사전에 실리는 등 '화산학의 교과서'라고 불린다. 유네스코는 이런 지질학적 가치를 인정해 2010년 수월봉을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했다.

이번 주말 수월봉 일대를 둘러보며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는 행사가 마련됐다.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2023 제주도 세계지질공원 수월봉 트레일' 행사가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의 일정으로 열린다.



▶해설사와 함께 수월봉 일대 만끽=트레일 코스는 해안절벽을 따라 걷는 수월봉 엉알길 A코스와 배를 타고 차귀도에 들어가 그 일대를 둘러보는 B코스 등 2개로 나뉜다.

엉알길 코스는 제주해양경찰서 고산파출소에서 출발해 녹고의 눈물, 갱도 진지, 화산재 지층과 화산탄을 둘러본 뒤 수월봉 정상과 검은모래해변, 해녀 탈의장 등을 탐방하는 순으로 꾸려졌다. 차귀도 코스에서는 차귀도 역사와 유래를 알아보고 장군바위와 그 일대 지질을 탐방한 뒤 차귀도 등대를 지나 차귀도 동·식물을 관찰할 수 있게 구성됐다.

특히 엉알길 코스에서는 수월봉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진 해설사가 동행해 한층 풍성한 탐방을 즐길 수 있다.

어머니 병을 고치려 약초를 찾아 절벽을 오르다 누이 수월이가 떨어져 죽고, 동생 녹고도 슬픔에 못이겨 죽었다는 애달픈 전설에서부터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이 탄약 등을 보관하던 갱도진지의 역사, 수월봉 해안 절벽 곳곳에 박혀 있는 화산탄의 형성 기원 등을 해설사로부터 들을 수 있다. 차귀도 코스는 자율 탐방이 원칙이다. 단 장군바위 지점에 한해 해설사가 배치돼 있기 때문에 이곳에 가면 해설을 들을 수 있다.

해설사 탐방은 사전 예약자에 한해 행사 기간 매일 오전 10시, 오전 10시30분, 오후 1시, 오후 2시 등 네 차례 진행된다. 회당 최대 참여 인원은 20명으로 제한되며 전화(064-750-2543, 2291) 또는 네이버폼에서 예약할 수 있다. 또 행사 본부석에서도 현장 예약이 가능하다.



▶기념품 받고 공연도 보고=행사 기간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과 이벤트도 열린다. '신의 지문을 찾아서'라는 이름의 이벤트에 참여하면 소정의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트레일 코스에 있는 '탄낭' '사층리' '도대불' '봉수대' '차귀도 등대' 중 한 곳에서 사진을 찍은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 서비스에 해시태그(#)로 '제주도세계지질공원' '수월봉지질트레일'이란 키워드를 달아 올리면 된다. 또 행사 기간 중 본부석에서 생분해 비닐봉투를 받아 비닐 가득 쓰레기를 수거해 오면 기념품을 제공하는 '쓰레기 없GEO(지오)' 이벤트와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와 용수리에 위치한 지역 상가에서 1만원 이상 구매한 영수증을 제시하면 기념품을 주는 '수월한 영수증' 이벤트도 마련됐다.

이와 함께 행사 기간에는 먹거리 장터, 편백나무 팔찌 만들기, 제주 고산리 유적 체험 부스, 우산 그림 그리기 부스, 열쇠고리 만들기 부스 등이 운영돼 탐방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이밖에 팬플루트·오카리나 공연, 한국뷰티고등학교 댄스동아리 공연, 라온태권도 시범단 태권도 공연, 가수 우종훈·김서희씨 공연 등도 예정돼 있다.



▶이것만은 지켜주세요=수월봉은 특별히 보호되고 있는 만큼 탐방객들도 최소한의 에티켓을 지켜야 한다. 탐방로 일대에서 돌 등 자원을 허가 없이 채취하는 것은 금물이며, 바위나 식물을 움직이는 것도 안된다. 당연히 취사 행위, 화기 취급, 고성방가도 할 수 없다. 탐방은 정해진 탐방로에서만 해야하며, 특히 해안탐방로는 지면이 평탄하지 않고 낙석 사고의 위험이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한편 탐방 시간은 자연 보호와 방문객 안전을 위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로 제한되며 1일 강수량이 25㎜를 넘거나, 강한 바람이 부는 등 기상이 악화하면 탐방이 전면 통제될 수 있다.

이상민기자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8726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