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천수를 지하수로?"… 제주 상수도 수질관리 괜찮나

"용천수를 지하수로?"… 제주 상수도 수질관리 괜찮나
강정·어승생정수장 하천 유입 용천수로 수돗물 공급
매달 수질검사 필요 불구 1년에 2번 검사 진행 그쳐
전문가 "하천 유입 용천수 지하수 분류는 문제" 지적
  • 입력 : 2023. 06.07(수) 16:42  수정 : 2023. 06. 09(금) 08:43
  • 고대로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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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내 하천을 통해 정수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용천수를 하천수가 아닌 지하수로 분류하는 것은 엄격한 수질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픽=한라일보 DB

[한라일보] 제주특별자치도의 상수도 수질관리가 느슨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재 도내 하천을 통해 정수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용천수를 하천수가 아닌 지하수로 분류하는 것은 엄격한 수질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7일 제주도상하수도본부에 따르면 도내 정수장은 17개소(조천·구좌·애월·남원·토평· 유수암·금악·서광· 회수 ·어승생·월산·오라·별도봉·도련·한림·강정·추자)이다.

이 가운데 100m 이상 심층 지하수를 직접 취수해 이용하는 정수장은 9개소(조천·구좌·애월·남원·토평· 유수암·금악·서광· 회수)이다. 이들 정수장은 간단한 소득공정만 거친 후 물을 공급하고 있다. 나머지 8개 정수장은 용천수 등을 이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어승생·월산·별도봉·도련 등 4개 정수장은 완속여과 후 공급하고, 오라 ·강정 정수장은 급속여과후 공급, 한림과 추자정수장(담수)은 막여과를 거친 후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다.

완속여과는 원수를 하루에 4~5m의 느린 속도로 모래층을 통과하게 해 모래와 모래층 표면에서 증식하는 미생물균에 의해 불순물을 걸러내 산화·분해하는 정수방식이다.

막여과는 기존 모래여과에 의한 처리수를 재차 막으로 여과하는 방식이다. 여러 개의 막으로 바이러스와 대장균 등의 유해 물질을 물리적으로 거르는 공법이다.

문제는 제주도 상하수도본부가 지하수가 아닌 하천수를 이용하고 있는 강정정수장과 어승생정수장을 지하수 이용 정수장으로 분류한 것이다.

지하수 이용 정수장은 6개월에 한 번 수질검사(21개 항목)를 받으면 되지만 하천수 이용 정수장은 엄격한 관리가 필요해 매달 수질검사를 받아야 한다.

강정정수장은 강정천 상류 400m 지점에서 나온 용천수를 이용하고 있고, 어승생정수장은 한라산 Y계곡에서 흘러 내려온 용천수를 이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 정수장의 유입수는 지하수가 아닌 하천수로 분류해야 한다.

도내 한 지하수 전문가는 "용천수가 땅에서 솟구쳐 나와 흘러가는 순간부터 하천수가 된다"며 "강정·어승생정수장에 유입되는 물을 지하수로 분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외도수원지도 지하수가 아닌 하천수로 분류해 관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내 상수원의 95% 이상이 지하수를 이용한다고 발표하고 있는데 용천수와 하천수를 제외하면 실제는 75% 정도 밖에 안된다"며 "상수도 통계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제주도 상하수도본부 관계자는 "도내 정수장에서 이용하는 하천수도 다 1급수로 오랜 전부터 이같은 방식으로 관리를 해 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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