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1일 간병인 평균 비용은 15만원이다. 주 5일 일한다면 주휴수당을 포함해 한달 375만원의 비용이 든다. 올해 4인 가구 중위소득이 512만1080원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일반적인 가정에서는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다.
그나마 지금 간병인을 주로 이용하는 70·80대의 경우에는 피부양자가 여러 명이거나 경제적인 여건을 갖춘 경우가 많지만 어린 나이에 가족을 돌보게 된 '영 케어러(Young Carer)'는 정상적인 사회 활동이 힘든 지경에 처한다. 갑작스럽게 가장이 된 청(소)년은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홀로 간병과 생계를 감당해야 한다.
올해 영 케어러에 대한 정부 차원의 조사가 처음으로 이뤄졌다. 파악된 영 케어러는 대략 6만1000명으로 이 또한 추산이다. 청소년 인구의 약 5~8%가 영 케어러라는 국회입법조사처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에는 18만~29만명의 영 케어러가 존재할 수 있다.
한국은 최근까지도 법적·정책적 인지조차 없이 영 케어러를 단순히 '효자·효녀'로만 호명하며 무관심하게 지나쳤다. 2021년 '대구 간병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야 돌봄청(소)년들의 존재를 인식했으나 현재까지 대책은 고사하고 구체적인 수도 파악하지 못한 실정이다.
이미 너무 많은 청(소)년들이 사회의 무관심 속에서 가족이라는 힘겨운 짐을 지고 있다. 한시라도 빨리 영 케어러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오소범 편집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