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기억하여 기억될 역사를 마중갑니다"

[책세상] "기억하여 기억될 역사를 마중갑니다"
최상돈의 '애기동백꽃의 노래'
  • 입력 : 2023. 06.16(금) 00:00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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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는 역사 마중입니다. 역사를 마중간다는 것은 그 역사를 산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기도 합니다." (에필로그 중)

'애기동백꽃의 노래-나는 노래와 함께 섬땅을'(도서출판 각 펴냄)은 평생 4·3을 노래해 온 가수 최상돈의 4·3순례 이야기를 묶은 책이다.

크게 4장(▷始原, 그 봄날을 그리다 ▷그해 여름, 바람꽃처럼 ▷재회, 가을날의 그 약속 ▷그해 겨울, 봄맞이처럼)으로 구성된 책은 순례 이야기를 1월부터 12월까지 나눠 펼쳐놓는다.

책엔 '애기동백꽃의 노래'를 비롯 '화북천의 세월' '별도봉 비가' '섯알오름의 한' '증언-백조일손' '고향-다랑쉬마을' 등 그가 작곡한 100여 곡 중 순례장소와 관련된 곡들로 가려 뽑은 악보도 수록됐다.

출판사는 "이 책에는 그가 순례의 현장을 가면서 그때그때의 감회, 느낌을 써내려갔다. 정교하지 않은 문체이지만, 그의 글에서는 현장의 느낌이 생생히 묻어난다"며 "그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제주섬에 4·3의 상흔을, 4·3의 기억이 담긴 장소들을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에필로그엔 그가 첫 유적지 순례의 장면을 묘사한 글이 있다. 일부를 옮긴다. "이제 역사 속 이름들을 불러내어 잔을 내드립니다. 잊고 싶은 기억, 그러나 살아선 결코 잊지 못하는 기억. 그날의 사람들은 여기 없지만, 그 꾸었을 꿈의 크기는 가늠치 못하여도, 화석으로 남을지라도 영원히 기억하여 기억될 역사를 마중갑니다." 2만원. 오은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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