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비 폭탄 터질라" 전기요금 인상 보류에도 벌써 '걱정'

"냉방비 폭탄 터질라" 전기요금 인상 보류에도 벌써 '걱정'
한전, 서민들 요금 부담 가중 고려 3분기 전기료 동결
앞서 5차례 연속 인상에 도민 '에너지 캐시백' 신청 ↑
올해 여름 최대전력수요 역대 최고기록 뛰어넘을 듯
  • 입력 : 2023. 06.21(수) 17:23  수정 : 2023. 06. 23(금) 10:25
  •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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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올해 3분기(7~9월) 전기요금이 동결됐다. 지난해부터 다섯차례에 걸쳐 40% 가까이 오른 전기요금과 전력 사용이 급증하는 여름철에 접어들면서 냉방비를 걱정하는 국민 부담을 고려한 조치로 보여진다.

전기요금 인상 추세가 '잠시 멈춤' 상태가 됐지만, 이미 여러차례 오른 전기요금에다 특히 올 여름은 지난해보다 더 무덥고 습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냉방비 폭탄'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이에 조금이라도 전기요금을 아껴보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 전기 사용을 줄이면 캐시백을 돌려받는 '주택용 에너지 캐시백' 신청자가 제주지역에서도 급증하고 있다.

▶계속 오르던 전기요금 동결 왜=한국전력공사는 올해 3분기 연료비조정단가(요금)가 지난 2분기(4~6월)와 같은 1㎾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유지된다고 21일 밝혔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요금으로 구성된다. 이 중 연료비조정요금은 매 분기 시작 전달의 21일까지 정해진다. 연료비조정요금은 해당 분기 직전 3개월간 유연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비 변동 상황을 전기요금에 탄력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h당 ±5원 범위에서 적용된다.

연료비조정요금과 달리 조정 시기가 정해져 있지 않은 전력량요금 등 나머지 요금 항목은 통상 연료비조정요금에 맞춰 조정이 이뤄져왔다. 이번에 연료비조정요금이 변동이 없고, 정부와 한전이 전력량요금 등 나머지 요금 항목에 대한 조정 절차에 들어가지 않으면서 3분기 전기요금이 전체적으로 동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와 한전은 그동안 누적된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전기요금을 모두 5차례에 걸쳐 ㎾h당 총 40.4원 올렸고, 인상률은 39.6%에 달했다. 올해만 놓고 보면 지난 1분기(1~3월)에 ㎾h당 13.1원에 이어 2분기에 8원이 오른 점을 감안하면 총 21.1원 올라 인상률은 14.8%에 달한다. 당초 정부는 올해 필요한 전기요금 인상 폭을 ㎾h당 51.6원으로 산정했었다.

연달아 인상된 전기요금으로 여름철이 되면서 이에 따른 냉방비 부담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진데다, 최근 국제 에너지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며 한전의 '역마진' 폭이 축소되는 추세 등이 이번 결정에 적용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 여름도 최대 전력수요 경신하나=올 여름에는 제주 최대 전력수요도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력거래소 제주본부에 따르면 6월 말부터 9월 초까지 제주 예상 최대 전력수요는 110만7000~114만5000㎾로 전망된다. 최근 4년간 도내 여름철 최대 전력수요는 2019년 96만5000㎾, 2020년 100만9000㎾, 20201년 101만2000㎾, 2022년 110만4000㎾를 기록하며 해마다 증가해왔다.

예상 예비력은 16만7000∼20만5000㎾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의 경우 예비전력이 10만㎾ 미만으로 내려가면 전력수급경보 5개 단계 중 '준비'가 발령된다. 예비전력 수준에 따라 5만㎾ 이상~8만㎾ 미만이면 '관심', 3만㎾ 이상~5만㎾ 미만이면 '주의', 1만㎾ 이상~3만㎾ 미만이면 '경계', 1만㎾ 미만이면 '심각' 단계로 나뉜다.

▶냉방비 부담에 에너지 캐시백 신청 몰려=전기요금 인상 흐름이 잠시 멈췄지만 여름철 냉방비 부담에 대한 우려 목소리는 여전하다. 이에 전보다 전기를 적게 사용하면 요금을 절감시켜주는 '주택용 에너지 캐시백' 신청이 전국적으로 급증하는 가운데 제주에서도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났다.

한국전력공사 제주본부에 따르면 '주택용 에너지 캐시백'의 제주지역 누적 참여 세대는 20일 기준 3114세대다. 지난해부터 시범 시행한 '주택용 에너지 캐시백' 누적 참여 세대는 지난해 하반기(7~12월) 212세대, 올해 상반기(1~2월) 216세대였다. 그런데 올해 하반기 시행을 위해 지난 7일부터 온라인 접수를 시작한 지 14일 만에 2898세대가 신규신청하면서 3000세대를 넘어섰다.

한전 관계자는 "올 여름 덥고 습한 날씨 전망과 지난달 전기요금 인상으로 냉방비 부담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에너지 절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올해 하반기 부터 캐시백 단가를 ㎾h당 30원에서 100원으로 상향한 것이 높은 참여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에너지 캐시백에 가입해 10% 이상 전기사용량을 줄일 경우 지난해보다 전기요금이 낮아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여름철(7∼8월) 전기 사용량이 월 427㎾h인 4인 가구가 에너지 캐시백에 가입해 전기를 10%(43㎾h) 적게 사용하면, 올여름 월 전기요금은 6만5450원으로 지난해 요금(6만6690원)보다 1000원 가량 덜 내게 된다. 이는 절감 전 전기요금이 8만530원인데, 여기에서 전기를 덜 사용해 요금이 1만1180원이 줄었고 캐시백을 3900원을 돌려 받아 총 1만5080원의 요금이 줄었기 때문이다.

에너지 캐시백은 이달에만 온라인 신청을 받고, 7월중에는 가까운 한전 사업소를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한전 관계자는 "오는 8월 31일까지 신청한 사람에게도 7월분부터 소급해 요금에서 캐시백을 차감받을수 있다"며 "아직 신청하지 않은 고객은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신청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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