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미숙의 백록담] 손님 줄었다는 골프장, 처절한 자구 노력이 먼저다

[문미숙의 백록담] 손님 줄었다는 골프장, 처절한 자구 노력이 먼저다
  • 입력 : 2023. 07.17(월) 00:00
  • 문미숙 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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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전반이 불황의 늪에 빠진 가운데서도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린 곳이 바로 제주지역 골프장들이다. 때아닌 호황에 도민할인을 축소해 그린피를 올리고, 캐디피도 코로나 기간 중 두 차례 인상됐지만 호황은 이어졌다. 그런데 대중형 골프장 관계자들이 이달 초 제주도와의 간담회에서 7~8월 예약률이 20~40%에 그친다며 지방세 감면 부활 등을 요청했다고 한다. 코로나 기간 콧대 높은 줄 몰랐던 골프장업계에 보내는 시선이 곱지 않았던 골퍼들 입장에선 공감하기 어려운 얘기다.

코로나 시기 골프는 그야말로 '열풍' 수준이었다. 방역으로 실내 활동이 어려워지고, 해외 여행도 막힌 상황에서 탁 트인 야외에서 즐기는 골프에 2030세대의 관심이 쏠렸다.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중·장년층 중심의 고객이 젊은 층으로 확산하며 그야말로 '골프의 대중화'가 체감될 정도였다.

코로나 확산 직전인 2019년 209만361명이던 도내 골프장 내장객은 2021년 289만8742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022년에는 282만2395명으로 전년보다 2.6% 줄었지만 호황 기조는 이어졌다.

하지만 올해는 4월까지 내장객이 69만4445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22.5%(20만1649명) 줄었다. 작년 10월부터 7개월 연속 감소세인데, 도외·외국인은 30.7% 급감했다.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자 골퍼들이 제주보다 저렴하게 골프를 즐길 수 있는 동남아 등으로 발길을 돌린 탓이다. 예약난 해소에 도민 내장객은 늘었을 것 같지만 1년 전보다 6.7% 줄었다. 코로나 이전보다 훨씬 높아진 비용 부담이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코로나 기간 도내 골프장 캐디피는 1만원, 2만원씩 두 차례 올라 15만원(4인 기준)이 됐다. 도민할인 축소로 인한 그린피 인상은 물론이고, 특히 골퍼들이 비싸다고 느끼는 비용의 하나는 카트 대여료다. 4명이 전동카트를 4시간 30분 정도 이용하는데 내는 비용은 9만~10만원이다. 몇 곳의 골프장에 확인 결과 5인승 국산 전동카트의 가격은 대당 1500만~1600만원이다. 카트 사용은 8~10년 정도 가능하데, 약 5년 주기로 이뤄진다는 배터리 교체비(약 300만원)와 비수기 등을 감안하더라도 1년 안에 충분히 카트 구입비를 뽑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코로나 확산기 도민 고객을 홀대했던 골프장업계가 엔데믹 이후 낮은 예약률 운운 하지만 4월까지 내장객은 코로나 직전인 2019년보다 22.4% 더 많다. 골프장들이 정책적 지원을 기대하기에 앞서 해외로 빠져나가는 관광객들의 발길을 돌려세우고, 도민 수요도 확대 창출하려면 골프장 중심이 아닌 고객 입장에서 처절한 자구노력이 먼저여야 한다. 골프 인구가 늘었다지만 2002년 8곳이던 골프장이 30곳으로 늘어 무한경쟁이 불가피하고,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항공료·숙박료가 추가 발생하는 제주 특성상 비용 상승은 경쟁력 하락을 불러올 게 너무나 뻔하기 때문이다.<문미숙 경제산업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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