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어려운 것이 훈육이 아닐까 한다. 점차 집단주의에서 개인주의 사회로 넘어가면서 훈육을 지양하거나 아이에게 훈육이라는 처벌보다는 칭찬을 계속해 주는 것이 아이의 성장 과정에 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믿는 경우가 늘어났다. 그러나 훈육과 처벌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훈육은 아이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하면서 그 행동이 왜 잘못된 것인지를 알려주는 일종의 '교육'이다.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옳고 그름, 하지 말아야 할 행동, 타인의 감정을 존중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그러나 처벌은 아이들에게 그저 '두려운 상황'일 뿐이다. 언성을 높이며 혼내거나 매를 들면, 아이가 자신의 잘못을 늬우치기보다는 빨리 이 상황을 빠져나가기 위해 반성하는 척을 할 뿐이다.
그럼 올바른 훈육이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일단 아이의 행동을 통제하는 것이 첫 번째이다. 아이의 손을 잡고, 차분해지길 기다려야 한다. 가끔 아이가 몸부림을 치거나 두려움에 울음부터 터뜨리는 경우가 있지만 그럴 경우 아이의 몸을 다리 사이에 넣은 채로 지켜보는 걸 추천한다. 아이가 진정되면, 아이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최대한 간단하고 이해하기 쉽게 무엇이 옳고 그른지, 아이의 잘못된 행동이 미칠 영향을 낮은 톤으로 이야기해야 한다. 그러나 절대 언성을 높이면 안 된다. 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듣는 건 두 번째다. 보통은 아이들이 자신의 행동을 변명하기 위해 먼저 말을 하지만, 이는 훈육 다음에 이루어져야 할 다음 단계다. 이 과정에서 자녀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하면서 다시 한번 사회적으로 지켜야 할 규칙과 예의를 설명해 주는 것이 좋다.
현실적으로 화를 내지 않으면서 아이들을 교육하는 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아이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욱하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매를 드는 건 교육에 있어서 최악의 환경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인내'다. '인내'를 통한 교육은 그 과정이 힘들고 지루할지 모르나 아이의 인성 형성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침을 우리는 항상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어떤 이들은 처벌은 바로 아이들의 행동 교정이 이루어지지만, 훈육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과가 지금 당장 눈에 안 보일 뿐, 아이의 행동을 장기적으로 교정하기 위해서는 부모도 아이도 차분한 환경에서 논리적으로 찬찬히 설명하는 것이 훨씬 낫다. 처벌은 아이가 부모의 눈치를 보고, 정서적으로 위축되며 이것이 쌓이면 어느 시점에선 부모를 향해 분노를 내뱉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우리 모두 처벌보다는 긍정적인 훈육을 통해 자녀들의 행동을 교정해 보자. 비록 결과는 느릴지라도 청소년기나 성인기가 되면 보통 사람들보다 쉽게 자기감정을 조절할 수 있게 될 것이다.<김봉희 전 제주한라대학교 사회복지학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