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범의 편집국 25시] 사회적 신뢰의 고갈

[오소범의 편집국 25시] 사회적 신뢰의 고갈
  • 입력 : 2023. 08.24(목) 00:00
  •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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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싱크탱크 레가툼이 발표한 2023세계번영지수에서 한국은 167개국 중 종합 29등을 기록했다. 하지만 각 항목 중 사회적 자본, 다른 말로 사회적 신뢰는 107등으로 얼마 전까지 전쟁을 겪은 106등 에티오피아와 독재국가인 108등 카자흐스탄의 중간에 위치해 있다. 사실 107등이라는 등수 안에는 정부 111등, 정치인 114등, 군 132등, 사법 시스템 155등 등 속을 들여다보면 더욱 처참하다. 정치와 사법에 대한 불신은 한국의 오랜 전통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이러한 불신들이 개인들 사이에서 번져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속이려고 하면 당할 수밖에 없는 전세 사기, 올해 초부터 이어진 소아과 폐과, 교사에 대한 불신이 만든 서이초 사건, 심지어 잦은 칼부림 사건으로 호신용품에 대한 수요는 급증했다. 과거 모욕과 무례로 여겨졌던 행동들은 천박한 농담이 됐고 정부가 날 책임져 주지 않는다는 '각자도생'은 하나의 믿음이 됐다.

현 상황에서 사회적 신뢰의 회복은 요원해 보인다. 한국 경제는 장기적인 저성장의 늪에 빠졌고 작은 정부를 추구하는 현 정권은 복지 예산 축소를 통해 개인에게 더 많은 책임을 전가한다. 사회적 신뢰의 회복 방법은 간단하다. '제도와 행정의 효능감', '책무성, 투명성 강화', '사회적 안전망', '공정한 사법 체계' 등 올바른 정치와 사법 체계를 만들면 된다. 부디 모두가 서로를 믿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오소범 편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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