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그린수소 버스

[해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그린수소 버스
제주도 재정압박 주범으로 전락 가능성 고조
그린수소버스 연료비 전기버스 6~7배 예상
버스준공영제 지급 연료비만 1년 285억 추산
제주도 "현 용역중 ...ℓ당 1500~1600원 추정"
  • 입력 : 2023. 08.28(월) 17:03  수정 : 2023. 08. 29(화) 20:52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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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시 수소충전소 수소 가격표.

[한라일보] 제주에서 전국 최초로 그린수소를 활용한 수소버스가 내달 4일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그린 수소는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만드는 방식의 생산과정에서 탄소 배출이 없는 청정 수소를 말한다.

다른 지방에서는 이미 그레이수소를 이용하는 수소버스를 운행하고 있다.그레이수소는 천연가스를 고온 , 고압 수중기와 반응시켜 물에 함유된 수소를 추출하는 방식이다. 그린수소보다 훨씬 저렴하지만 탄소배출량이 상대적으로 많아 생산량이 제한적이라는 단점에 있다. 그레이수소는 1kg의 수소를 생산하는데 10kg 탄소를 배출한다. 이에 반해 그린수소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그린수소 버스 운행은 청정 제주의 이미지를 더욱 각인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그린수소 가격이 그레이수소보다 비싸 그린수소 버스 확대 운행시 제주도의 재정 압박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자치도는 오는 2025년까지 수소버스 100대를 도입해 운행한다는 계획이다.

28일 제주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도내 운행중인 버스 1일 240㎞ 주행시 연료비는 경유버스 19만 4000원, 전기버스는 6만800원이다.

그린수소 판매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그린수소 버스 연료비는 전기버스 연료비의 6~7배 정도인 1일 45만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이달 현재 경기도 화성시 수소충전소 수소판매(그레이수소)가격은 1kg(1.002ℓ)당 9900원이다. 이날 기준 제주도 평균 경유가격은 ℓ당 1670원이다. 그린수소 가격은 경유가 보다도 4배 이상 높을 것으로 국내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제주도가 수소버스 100대를 도입해 운행을 할 경우 1년 연료비만 285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도내 버스회사에 지원한 버스준공영제 재정 지원금 793억원의 약 1/3에 달하는 금액이다.

여기에다 수소버스는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은 2년에 한번 교체를 해 주어야 하는데, 현재 교체 비용은 1억 1000만원 정도이다.

도내 한 에너지전문가는 "재정적인 여유가 있는 지자체는 그린수소 버스를 운행해도 별 문제가 없지만 제주도처럼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에서 운행하는 것은 신중하게 고민을 해야 한다"며"꼭 필요한 곳에 재정을 지원해 주어야 하지 내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이 아니라고 해서 그냥 생각없이 지출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김창세 제주도 혁신산업국장은 "수소생산원가는 적정 금액 설정을 위해 용역을 진행하고 있는데 1ℓ당 1500~1600원 정도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이번에 실증사업 결과물이 나온후 (공급가격등은)산업부·환경부와 협의해봐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도민 수용성이 최대한 가능하도록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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