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죽을 뻔했소~" … 폭우로 고립 소 6마리 구조

"나 죽을 뻔했소~" … 폭우로 고립 소 6마리 구조
제주소방안전본부 배수지원 등 총 9건 긴급 안전 조치
저류지 갇힌 송아지 구조대원에 안겨 크레인으로 구조
  • 입력 : 2023. 08.30(수) 16:14  수정 : 2023. 09. 02(토) 07:08
  • 김도영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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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귀포시 대정읍 보성리에서 내린 비로 저류지 물이 불어나며 고립된 소 6마리의 보습. 제주서부소방서 제공

[한라일보] 30일 제주 대부분 지역에 호우특보 발효와 함께 시간당 30㎜의 강한 비가 쏟아지며 불어난 저류지에 갇힌 소 6마리가 구조되는 등 비 피해가 잇따랐다.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총 9건의 비 피해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은 장비 10대와 인원 29명을 투입해 대응했다.

이날 오전 8시2분쯤에는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의 한 도로가 침수돼 출동한 소방당국이 긴급 안전 조치를 실시하고 관할 지자체에 인계했다.

또 오전 9시15분쯤에는 서귀포시 대정읍 안성리의 한 건물 지하가 침수되기도 했고 오전 9시39분쯤에는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의 주택 마당이 침수돼 소방대원들이 배수 지원을 실시했다.

이 밖에도 대정읍 상모리의 건물 지하층이 침수돼 소방당국이 10t의 배수작업을 지원했으며 안덕면 덧수리의 마늘밭이 침수되기도 했다.

구조대원이 송아지 1마리를 크레인을 이용해 구조하고 있다. 제주서부소방서 제공

한가로이 풀을 뜯던 소 6마리가 불어난 저류지에 고립됐다 구사일생으로 구조되는 일도 있었다.

이날 오전 10시25분쯤 대정읍 보성리의 한 저류지에서 방목됐던 소 5마리와 송아지 1마리 등 총 6마리가 불어난 물에 고립됐다.

소들은 저류지 가장자리로 몸을 피했지만 밀려든 각종 쓰레기 등 부유물에 갇히고 경사가 심해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있었다.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고립된 소 5마리를 안전지대로 유도해 구조했으며 송아지 1마리는 구조대원이 저류지로 내려가 송아지에게 안전장비를 착용시킨 뒤 안아서 크레인을 이용해 안전하게 구조했다.

30일 내린 비로 서귀포시 대정읍 동일리의 주택이 침수돼 소방대원이 배수지원 작업을 하고 있다. 제주소방안전본부 제공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동쪽에 북태평양 고기압과 중국 해안을 따라 북동진하는 저기압이 북쪽에 위치하고 그 사이로 고온다습한 난기가 유입되며 지난 29일부터 30일까지 제주에 많은 비가 내렸다.

특히 추자도를 제외한 제주도 전역에 호우특보가 발효됐고 시간당 5~20㎜, 많은 곳은 30㎜ 이상 비가 내리기도 했다.

30일 오후 3시 기준 누적 강수량은 한라산 영실 212.5㎜, 서광 160.5㎜, 새별오름 146.5㎜, 안덕화순 122.5㎜, 대정 120㎜, 성산 67.5㎜, 제주 52.8㎜ 등이다.

이번 비는 내달 4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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