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새롭게 개정된 교육과정에 따라 2025년부터 중·고등학생이 배우게 될 새 역사 교과서에 '제주 4·3사건'을 제대로 기술하도록 촉구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된다. 2022 개정 교육과정 한국사 교과서 편찬준거에 제주 4·3이 포함됐지만, 출판사별 해석에 따른 왜곡 기술과 분량 축소 등의 우려가 남아있어 이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오는 18일 오후 2시 제주학생문화원 소극장에서 '2022 개정 교육과정 역사교과서 4·3기술 명시를 위한 평화·인권교육 발전 방안 포럼'을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앞서 지난해 교육부는 2025년 시행 예정인 '2022 개정 교육과정'을 수립했는데, 모든 교과의 자율성을 강화한다는 이유로 '학습요소'를 삭제했다. '학습요소'는 교과 교육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할 핵심 요소를 말한다. 제주4·3은 2015 교육과정의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에 학습요소에 포함됐다. 국내 출판사들이 낸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8종 모두에 제주 4·3이 기술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모든 교과의 학습요소가 삭제되면서 한국사 검정 교과서에서 제주4·3을 의무적으로 기술할 근거도 사라지며, 도민사회에서 강한 반발과 우려가 잇따랐다. 제주4·3에 대한 기술이 의무가 아닌 출판사의 선택 사항으로 바뀌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올해 1월 교육부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검정도서 개발을 위한 편찬준거'에 제주 4·3을 '학습요소'로 반영했다. '편찬준거'는 교육과정에 따른 편찬 상의 유의점과 검정기준 등을 아우르는 검정교과서 개발 지침이다. 출판사들은 이 편찬준거를 지침 삼아 교과서를 개발한다.
이처럼 제주 4·3이 개정 교육과정 편찬준거에 명시됨에 따라 역사교과서 집필 과정에서 반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출판사별 해석에 따른 왜곡 기술과 분량 축소 등의 우려가 남아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요구돼 왔다.
제주도교육청은 현재 출판사별로 집필되고 있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역사 교과서에 제주 4·3이 제대로 기술될 수 있도록 촉구하겠다는 방침이다.
오는 18일 열리는 포럼에선 역사교과서 내 4·3 기술의 방향에 관한 주제 발표에 이어 4·3 단체 관계자, 현장 학교 교사 등이 참석해 토의·토론이 진행될 예정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내달 초 주요 출판사를 방문해 평화, 인권, 정의 등 미래 가치를 실현하는 제주 4·3의 역사가 제대로 기술될 수 있또록 교과서 집필진과의 간담회 및 다양한 홍보 활동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