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지난 15일 오전 인천항 수로에서 인천상륙작전 전승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윤 대통령이 해군 상륙함 노적봉함에 승함한 가운데 전승 기념식과 인천상륙작전 시연으로 진행됐다. 인천상륙작전 시연에는 대형수송함 마라도함, 이지스 구축함 서애류성룡함 등 함정 20여 척, 마린온 등 헬기 10여 대, 상륙돌격장갑차(KAAV), 특전단 고속단정 등이 동원됐다. 한미동맹의 강한 결속력을 보여주듯 F-35B 스텔스 전투기를 최대 20대까지 탑재할 수 있는 미 해군 강습상륙함인 아메리카함과 캐나다 해군 호위함 벤쿠버함도 행사에 참여했다. 대형수송함인 독도함에는 한미 모범장병과 시민 등 1300여 명이 탑승해 행사를 지켜봤다. 필자가 현역 시절에 인천상륙작전 시연 행사를 직접 지휘해 본 경험이 있어서 이번 행사가 역대 최대 전력이 참가했으며, 대통령이 행사를 직접 주관한 것은 매우 이례적임을 알 수 있었다.
인천상륙작전은 6·25 전쟁 시 낙동강 전선을 사수하며 백척간두에 놓였던 상황에서 감행된 작전이었다. 크게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는데 1단계는 상륙 예정지인 인천지역 지형 및 북한군 배치 현황 등 정보 수집과 동시에 북한이 계획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대규모 기만 작전을 수행하는 것이었다. 2단계는 9월 15일 지정된 시간에 맞춰 팔미도 등대를 점등하는 작전이었으며, 점등된 등대 신호에 따라 유엔군 함대가 인천항에 접근, 상륙작전을 개시할 수 있었다. 3단계는 인천항에 성공적으로 상륙해 교두보를 확보하고 서울로 진격하는 것이었다. 상륙은 성공적이었으며 9월 28일 마침내 서울을 수복했다. 인천상륙작전은 6·25 전쟁의 전세를 단숨에 역전시키고 서울 수복과 함께 압록강까지 진격하는 등 반격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인천상륙작전은 성공했지만 피해도 적지 않았다. 미군은 전사자 415명, 부상자 2029명 및 실종자 6명의 손실을 보았으며, 한국해병대는 전사자 7명, 부상자 300명, 실종자 16명의 피해를 보았다. 한국군과 유엔군의 총손실은 약 4000명이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윤 대통령은 "한반도의 공산화를 막은 역사적 작전이자 세계 전사에 빛나는 위대한 승리"로 인천상륙작전을 평가했다. 앞으로도 인천상륙작전 행사를 통해 참전 용사의 희생으로 이룩한 승리를 기억하고 다시는 6·25와 같은 전쟁이 발발하지 않도록 국방을 튼튼히 하는 계기가 돼야겠다. 그러나 최근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고, 홍범도 흉상 철거 문제 등 극한 대립으로 국방이 크게 흔들리고 있어 염려스럽다. 이런 어수선한 시기에 북한의 김정은이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만나 밀착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하루속히 내부 문제를 슬기롭게 마무리하고 동북아 정세 변화에 맞는 국방정책을 수립해서 일관되게 추진해 나가야 하겠다. <남동우 제주대 해양과학연구소 특별연구원·예비역 해군 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