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지사 서귀포 집무실 1년간 고작 14일 썼다

제주도지사 서귀포 집무실 1년간 고작 14일 썼다
지난해 9월 원도심 서귀포자치경찰대 2층에 개소
첫해 7일 17건, 올해 7일 24건 마을회 등과 면담
"월 1~2회 정례화로 후속 조치 나와야 지속 명분"
  • 입력 : 2023. 09.20(수) 18:38  수정 : 2023. 09. 22(금) 08:45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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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지사 서귀포 집무실이 있는 서귀포자치경찰대 건물. 진선희기자

[한라일보] 이달 23일로 개소 1주년을 맞는 '제주도지사 서귀포 집무실'에 오영훈 도지사가 방문한 날이 지금까지 총 14일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에 면담이 이뤄진 횟수는 40건이 조금 넘었다.

20일 제주도에 따르면 서귀포 집무실은 서귀포 시민의 이동 불편을 덜어주고 도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경청하기 위해 서귀동에 자리한 서귀포자치경찰대 2층 60㎡ 크기 공간을 활용해 설치됐다. 도지사와 직접 대화를 원하는 서귀포시 현안 민원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원인 분석, 부서 간 협업 조정을 거쳐 신속한 처리와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취지다.

제주도는 해당 집무실에 상주 인력 1명을 두고 소통청렴담당관, 직소민원팀장이 수시 방문하는 등 서귀포시민을 위한 상설 소통 창구를 표방해왔다. 하지만 실제 오 지사가 이곳을 찾은 날은 지난해 7일, 올 들어 현재까지 7일에 불과했다. 올해 2월, 6월, 8월은 이용 실적이 전무하다.

오 지사는 해당 날짜에 하루 최대 5건의 면담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소 첫해인 지난해엔 17건 116명, 올해는 24건 157명을 만났다. 강정마을 공동체 사업 관련 면담을 시작으로 각계의 건의 사항을 들었지만 평소 행정과 접촉할 기회가 있는 마을회, 단체 관계자들이 적지 않았다. 단순 행사 추진이나 마을 사업 관련 등 읍면동이나 행정시로 건의할 수 있는 내용도 있었다.

제주도지사 서귀포 집무실 내부. 진선희기자

서귀포지역 시민사회단체의 한 관계자는 "일부 읍·면에선 서귀포 집무실이 있는 서귀포시내까지 먼 길"이라며 "도민들이 집무실로 찾아오길 기다릴 게 아니라 읍면 현장으로 가서 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게 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단체의 관계자는 "서귀포에 집무실을 만든다고 했을 때 기대를 했지만 지사 업무가 바쁜데 서귀포로 오는 게 말처럼 쉬울까란 생각도 들었다"면서 "개소 후 주변에서 서귀포 집무실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다. 한 달에 한 번이든, 두 번이든 정례화해 면담에 따른 후속 조치가 나와야 지역 균형 발전 목적을 달성하는 등 운영을 지속할 이유가 있을 것 같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지사님 일정이 제주시에 집중되어 있고, 해외 출장 등으로 매달 서귀포 집무실에 가지는 못했다"면서 "서귀포시 일정이 있으면 꼭 집무실에 들러 면담을 하거나 관련 보고를 받고 있다. 면담 후 필요하면 관련 부서에서 민원 현장에 가서 상담도 추진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주도의회에서도 지난해 12월 서귀포시청 1청사 3층 기획예산과 사무실 옆에 '의정소통실'을 마련했다. 이 역시 서귀포시 시민 등이 제주시에 있는 도의회까지 가야 하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조성됐으나 간판만 내건 '보여주기식 소통실'이라는 주장도 있다. 도의회 측은 "서귀포 지역 도의원을 중심으로 민원인, 서귀포시청 실·국장 등과 만남 장소로 꾸준히 활용되고 있다"면서도 "이용 현황은 따로 집계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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