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Ⅷ 건강다이어리] (123)베르니케뇌병증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 Ⅷ 건강다이어리] (123)베르니케뇌병증
알코올 중독·장기간 금식할 경우 발생… 뇌에 치명적
  • 입력 : 2023. 10.25(수) 00:00
  • 이상민 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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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B 결핍 인한 급성 증후군 치료 늦을시 사망 위험
남성에게서 발병 빈도 높지만 치명률은 여성이 더 높아
발병시 신속히 응급의료기관 찾아 티아민 주사 맞아야




베르니케뇌병증은 티아민(비타민 B1)이 결핍돼 발생하는 급성 증후군으로 뇌병증, 눈운동장애, 보행실조가 나타난다. 주로 알코올중독자에게서 발생하며 치료가 늦어질 경우 심각한 장애가 남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이번 주 제주인의 건강다이어리에서는 제주대학교병원 신경과 김홍전 교수의 도움을 받아 베르니케뇌병증의 증상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베르니케뇌병증에서 발생하는 뇌병증은 시간, 장소, 사람에 대한 인식이 결여된 상태인 지남력장애, 감정과 감동이 결여된 무관심, 한 가지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주의력장애로 나타난다. 기억력장애와 학습장애도 잘 나타난다. 처음부터 의식
저하가 나타나는 경우는 흔하지 않으나,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 혼미와 혼수와 같은 심한 의식 저하부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의 10~20%정도가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눈운동장애로는 안진, 눈근육마비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안진은 불수의적으로 발생하는 빠르고 리듬감 있는 눈의 움직임이다. 눈근육마비로 인해 물체가 2개로 보이는 복시가 발생할 수 있다.

보행실조의 증상으로는 서 있기가 어렵고 걸을 때 양 발을 벌린 채로 천천히 짧은 보폭으로 걷게 된다. 심한 경우 스스로 걷지 못할 정도로 진행한다.

티아민은 수용성 비타민으로 삼투압 농도 차이 유지, 신경전달물질의 합성, 포도당 대사 등에 필요하다. 정제되지 않은 곡물, 육류, 견과류, 콩, 감자 등에 포함되어 있다. 위장을 통해 흡수되는데, 섭취가 부족하면 4~6주 이내에 고갈된다.

베르니케뇌병증은 주로 알코올중독자에게서 나타나지만 장기간 금식하거나 영양공급이 불충분한 경우, 심한 구토를 하는 경우, 장기간 경정맥영양요법을 받은 경우, 위장관 흡수 장애가 있는 경우, 위장관 수술을 받은 경우, 혈액투석을 하는 경우, 암이 있는 경우 등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베르니케뇌병증은 남성에서 많이 발생하지만, 남성 보다는 여성이 베르니케뇌병증 발생에 더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액검사나 뇌영상검사로 진단에 도움을 받을 수는 있으나, 앞에서 언급한 임상증상이 가장 중요하다. 알코올중독 등 베르니케뇌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뇌병증, 눈 운동장애, 보행실조가 나타나면 의심해야한다. 뇌 MRI 검사에서는 시상의 뇌실주위, 뇌줄기의 수도관 주위, 유두체 등에 이상소견이 관찰된다.

베르니케뇌병증은 응급질환으로 심각한 장애나 사망에 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의심되면 빠르게 의료기관 응급실에 방문하여 티아민 주사를 투여해야 한다. 티아민 주사는 안전하고 가격이 저렴하며 부작용이 드문 약제이다. 티아민 주사는 경구로 투여할 수 있기 전까지 수 일간 투여한다. 티아민 외에도 다른 영양소의 결핍도 잘 동반되기 때문에 모든 종류의 비타민과 균형 잡힌 영양공급이 필요하다. 또한, 티아민 결핍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 티아민을 복용하는 것이 베르니케뇌병증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대부분 눈근육마비는 회복되지만 60%정도는 영구적인 안진이 남는다. 보행실조는 40% 정도에서만 회복된다. 기억력장애나 학습장애가 남을 수 있으며 20%정도만 완전히 회복된다. 티아민을 투여하면 수 시간에서 수일 내에 눈근육마비는 호전된다. 보행실조는 회복되는데 2주가량 걸린다. 뇌병증은 회복되는데 수일에서 수주까지 걸릴 수 있다.

베르니케뇌병증이 잘 발생할 수 있는 상태가 있는 경우 티아민을 복용하는 것이 베르니케뇌병증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만일 뇌병증, 눈운동장애, 보행실조와 같은 베르니케뇌병증이 의심되는 증상이 발생한 경우 빠르게 의료기관 응급실을 방문하여 티아민 주사를 투여해야 한다.

이상민기자



[건강 TIP] 과일의 여왕 무화과

클레오파트라가 즐겨 먹어서 '여왕의 과일'로 불리는 무화과는 9~11월이 제철이다. 주로 잼이나 타르트, 케이크 등의 재료로 많이 이용되는데, 이는 생과를 맛볼 수 있는 기간이 짧기 때문이다. 요즘이 잘 익은 무화과를 맛보기에 딱 좋은 시기이니 올해는 영양 가득한 무화과를 생과로 즐겨보는 건 어떨까?

무화과의 원산지는 아라비아 및 지중해 연안으로 한국에서는 중·남부와 제주도에 주로 분포하고 있다. 꽃이 없는 열매라는 뜻의 무화과(無花果)는 사실 열매 자체가 꽃이다. 열매 내부에 있는 붉은 부분이 바로 꽃이며, 껍질이 꽃받침이다. 꽃잎 하나하나마다 작은 씨가 있는데 이 씨앗은 각 꽃송이에서 맺힌 열매이며, 바로 이 부분이 무화과를 먹을 때 톡톡 씹히는 독특한 맛을 낸다.

무화과에는 섬유질이 풍부해 변비 예방에 좋고, 비타민 K와 비타민 B6뿐만 아니라 마그네슘, 망간, 칼슘, 구리, 칼륨과 같은 다양한 무기질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폴리페놀 성분이 풍부한데 강한 항산화 작용으로 피부 노화를 막고 암과 동맥경화의 원인이 되는 활성 산소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 무화과에 함유된 폴리페놀 성분의 일종인 '레스베라트롤'은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 흡수를 억제해 고혈압, 뇌졸중, 동맥경화와 같은 혈관질환 예방 효과가 있다. 무화과에는 '피신'이라는 단백질 분해 효소가 들어 있어 소화 기능을 도와주므로 고기를 먹을 때는 샐러드로 만들어 함께 먹거나 후식으로 먹으면 좋다. 다만, 과량 섭취 시 혀와 구강 점막에 있는 단백질을 분해해 혀가 따갑고 쓰릴 수 있으므로 주의하도록 하자.

무화과는 익을수록 말랑말랑해지고 부드러워지며 당도가 높아진다. 단단한 단계에서 부드러워질 때가 이 과일을 섭취하기 가장 좋을 때이고, 더 많이 익을수록 더 많은 항산화 성분을 제공한다. 껍질은 물론 안의 씨까지 함께 먹는 과일이므로 갈라진 부분이나 표면의 상처가 없는 것을 고르도록 하고, 모양은 둥글고 물방울 모양을 하고 있는 게 좋다. 잘 익을수록 향기가 진하고 열매의 붉은색이 전체적으로 균일해지므로 참고하도록 한다. 충분히 익은 무화과는 키친타월에 물을 묻혀 겉만 살짝 닦아내거나, 물기가 무화과 내부로 들어가지 않게 꼭지 부분을 위로 향하도록 들고 흐르는 물에 가볍게 씻은 후 먹는다. 껍질의 꺼끌꺼끌한 느낌이 불편하다면 꼭지 부분을 잡고 꺽은 후 바나나 껍질 벗기듯 위에서 아래로 잡아당겨 속살만 먹거나, 반으로 갈라 스푼으로 떠먹는 방법도 있다.

무화과는 부패가 빠르게 진행되고 보관기간이 짧으며 물에 약한 과일이다. 최대한 물기가 닿지 않도록 밀봉하면 최대 3~4일간 냉장 보관이 가능하다. 장기간 보관하고 싶을 때는 얼리거나 설탕을 넣고 졸여 잼을 만드는 방법이 있다. 일반적으로는 말려서 건무화과 상태로 유통되는 경우가 많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생무화과 100g은 52kcal 정도의 열량이지만, 같은 양의 말린 무화과는 254kcal까지 열량이 올라간다. 대부분의 과일은 말린 후 크기가 작아지고 당도와 칼로리도 올라가므로 과량 섭취는 주의하자. <제주대병원 영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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