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10)18임반∼임도∼보림농장∼천아숲길∼숲길∼돌오름∼숲길∼색달천변∼서귀포쓰레기처리장

[2023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10)18임반∼임도∼보림농장∼천아숲길∼숲길∼돌오름∼숲길∼색달천변∼서귀포쓰레기처리장
숲길과 오름 오르며 계절의 변화 온몸으로 느끼다
  • 입력 : 2023. 11.03(금) 00:00  수정 : 2023. 11. 05(일) 17:59
  • 송문혁 기자 smhg121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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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7일 '2023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10차 행사가 진행됐다. 이날 돌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한라산 풍광은 그 어느 때와 달리 색다르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가왔다. 양영태 작가

투구 닮은 한라돌쩌귀 꽃과 눈맞춤
돌오름 정상서 본 한라산 풍광 일품
서서히 컬러로 바뀌는 가을숲 실감

[한라일보] 이른 가을을 보고 싶어 숲으로 들어선다. 조릿대 빽빽한 숲에 단풍은 아직 다가서지 못했다. 하지만 숲이 한 해 동안 달고 있던 잎을 조용히 떨구어 내 쌓인 길은 사각거리는 조릿대 사이에서 가을의 시작을 알려준다. 가을은 아직 다가오지 않았어도 숲은 노란색을 띠기 시작하고, 간간이 성질 급한 단풍나무는 빨간 잎을 달고 있다. 가을이 오면 하늘을 자주 보는 것은 하늘 높은 계절이 가을이라는 무의식이 작동함이리라. 시야가 트인 숲에서 구름이 그려진 높은 하늘을 보면 그 말은 사실로 다가온다. 뭉툭한 붓에 물감을 가득 적셔 쓱 그린 듯한 하얀 구름은 평화롭다. 길을 걷는 내내 얼굴을 지나가는 아슬한 바람이 마음의 여유를 준다.

지난 10월 7일 진행된 한라일보의 '2023년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10차 행사는 1100로 영실 입구 인근의 18임반 입구에서 시작했다. 임도를 따라 가면 표고버섯농장인 보림농장을 만난다. 보림농장을 지나 한라산둘레길 천아숲길로 다가선다. 둘레길을 따라 노로오름 기슭까지 간 다음 방향을 틀면 한대오름 방향의 숲길로 이어지고, 한대오름 입구를 지나 한참 가면 돌오름을 만난다. 돌오름을 올라 능선을 한 바퀴 돌아내리면 다시 숲길이 이어지고 숲길은 색달천 하천변을 따라 서귀포쓰레기처리장 인근까지 이어진다. 가을이 오는 문턱의 숲길과 오름을 돌아 하천을 따라 걷는 편안함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투어다.

털별꽃아재비

한라돌쩌귀

등갈색미로버섯

화살나무

한라산 1100로 영실입구 건너편에 18임반 입구가 있다. 임반이란 산림의 위치와 넓이를 표시하여 산림사업 실행이 편리하도록 구획한 단위를 말한다. 임반을 관리하기 위해 한라산 서쪽 자락 돌오름, 한대오름, 노로오름 주위로 국유 임도가 연결되어 있고, 임도 사이사이에도 작은 숲길들이 거미줄처럼 이어져 있다. 임도를 따라 한라산둘레길인 돌오름길과 천아숲길도 있어 많은 사람이 즐겨 찾는 곳이다.

1100로에서 내린 참가자들은 넓은 공터를 찾아 몸을 풀고 본격적인 투어를 시작한다. 누리장나무 열매가 빨갛게 익어 가는 입구에는 한라산둘레길을 안내하는 입간판이 이방인을 반긴다. 보림농장으로 향하는 길가에는 붉게 익은 가막살나무의 열매가 보이고, 물이 고여 있는 실개천의 웅덩이에는 낙엽이 가득하다. 그 속을 건너편 나무들이 훔쳐보고 있다. 보림농장을 지나 넓게 이어지던 천아숲길은 천연림 안의 좁은 숲길로 풍경을 바꾼다. 마른 내와 돌길을 지나면 삼나무 숲길을 만난다. 풍경이 바뀌니 가을꽃의 상징 한라돌쩌귀가 조릿대 안에서 투구를 닮은 보랏빛 꽃을 내민다.

민박쥐나물

천남성

한라꽃향유

마른진흙버섯

낙엽수가 주종인 숲은 가을을 향해 달리고 있다. 송악은 나무줄기를 감아 오르며 꽃을 피웠고, 옆 나무에 힘차게 붙잡고 올라가 있는 줄사철나무는 결실이 임박해 있다. 주황색으로 물드는 참나무류는 노란색을 만들기 시작했고, 단풍나무는 빨간 잎을 겨우 몇 개 달고서 이제 가을이 시작된다고 외치고 있다. 숲은 노로오름 기슭까지 이어진다. 나뭇잎 가득 쌓여있는 숲길을 걷노라면 양탄자 위를 걷는 느낌이다. 조릿대 숲을 지나 임도에 들어서니 한라꽃향유가 반갑게 맞는다. 한대오름 입구에서 잠시 쉰 참가자들은 다시 길을 떠난다. 급할 게 없는 걸음으로 돌오름을 향한다.

털들깨

미역취

양영태 제주여행작가

돌오름은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에 있는 높이 71m의 오름으로 행정구역상 제주시 애월읍과 서귀포시 안덕면에 걸쳐져 있다. 남쪽으로는 비교적 가파르고 북쪽으로는 비교적 완만하게 동서로 길게 있는 오름이다. 지형도를 보면 서쪽으로 얕게 벌어진 원형의 굼부리가 있다. 이 오름은 일찍부터 '돌오름'이라 하였는데, 돌이 많아서 돌오름이라고 하였다고도 하고, 산등성이가 빙 둘러 있다는 데서 돌오름(回岳)이라고도 하였다고 한다.

돌오름 정상에서 잠시 한라산 풍광을 마주하고 등산로를 따라 능선을 넘어 다시 숲길로 들어선다. 숲길은 색달천변을 따라 서귀포쓰레기처리장 인근까지 이어진다. 투어를 마무리하는 길가에는 아직도 피어있는 노란 금불초가 반갑다. <양영태 제주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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