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20여 년 전 낯선 제주로 뛰어들어 제주사람으로 물들기까지, 김품창 작가가 제주를 온몸으로 품어온 이야기를 '제주를 품은 창'(필무렵 펴냄)에 솔직담백하게 꺼내놓았다. "오롯이 20년 넘게 제주에서 살면서 마음을 다해 올곧이 정착했다"는 작가가 펼쳐 보인 첫 자전 에세이다.
서른다섯의 젊은 화가가 자신만의 창작세계를 찾기 위해 서울 삶의 터전을 버리고 가족과 함께 이주한 제주는, 예술가에겐 감성과 영감을 주는 보물섬이었지만 생활인으로 녹아들기까지의 길은 험난했다. 결코 만만하지 않았던 제주 땅에서 작가는 올곧이 자신만의 화풍을 이뤄낸다.
김품창 작 '어울림의 공간-제주환상'.
책엔 작가의 예술 세계부터 제주에 대한 진실한 사랑과 삶, 그곳에서 어울려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40여 점의 작품과 함께 엮였다.
초등학생 시절 받았던 미술 대회 상장 하나가 계기가 돼 가난을 이겨내고 마침내 화가가 되지만 생계를 위해 여러 차례 붓을 꺾기도 했다는 작가. 책 곳곳엔 화가의 꿈을 놓지 않도록 묵묵히 곁을 지켜 준 든든한 후원자이자 버팀목인 동화작가 아내를 향한 고마움과 미안함도 스며 있다.
작가는 동화나 판타지처럼 제주를 그려낸다. "제주의 자연은 사람의 몸과 영혼을 환상세계로 끌어들인다"는 그는 오늘도 '제주환상'을 화폭에 옮긴다. "나는 그림을 통해 천혜의 자연, 제주의 바다와 숲 그리고 하늘에 내재된 환상세계를 보여 주고자 한다. 그림에서만큼은 현실을 떠나 인간과 자연의 여러 생명체가 같이 사랑하고 존중하는 세계를 그리고 싶다."(본문 중) 2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