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의 말'(글 공유영·그림 공인영, 휴머니스트 펴냄)은 제주에서 나고 자란 자매가 긴 시간 서로를 지탱해준 30가지 제주의 말을 엄선해 계절에 따라 다정한 글과 그림으로 풀어낸 책이다.
책은 "고망이 바롱바롱(구멍이 숭숭)" "살암시민 살아진다(살다 보면 살게 된다)" "내불라게(내버려둬)" "잘도 아다!(정말 예쁘네!)" 등 짧은 제주의 말로 매 꼭지를 열고 있다.
저자는 '들어가는 말'에서 "어떤 제주어는 '제주'하면 떠올릴 친근한 풍경을 펼쳐놓을 수도 있고, 어떤 제주어는 잊고 있던 소중한 기억 속 장면으로 이끌 수도 있겠"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제주의 말로 떠나는 우리의 여행이 풍성한 기록으로 이어지게 도와주는 작은 제안들도 함께 담았다"며 "오늘을 붙잡는 기록으로 하루치 고단함을 덜어내고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길, 그렇게 한 권의 책이 언제고 되돌아올 수 있는 마음의 보고가 될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마음도 전했다.
또 저자는 "이 작은 제안들이 언제든지 나를 제주로 데려다줄 거"라며 책 뒤쪽 '찾아가기'에 보기 쉽게 30가지 제안을 모아놓았다.
저자는 책 읽는 방법도 친절하게 안내한다. "꼭 제주로 떠나지 않아도 지금 여기가 제주인 것처럼 느껴질"것이라는 말과 함께 제주로 떠나고 싶을 때 읽어볼 것을 권한다. 하루에 하나씩 제주에서 한 달 살기 하는 마음으로 읽어도 좋고, 그날그날 마음이 가는, 끌리는 제주의 말을 골라 읽어도 좋다고 했다. 물론 순서대로 읽을 필요도 없다.
이 책은 쓰는(Write) 책이기도 하다. 글과 그림 사이사이 오늘을 행복하게 만드는 작은 미션들이 정리돼있는데, 양장책이라 잘 펼쳐지고 기록하기에도 좋다. 그 기록의 시간들이 쌓이다보면 세상에 단 한 권뿐인 책이 될 것이다.
글을 다 읽기 힘든 날엔 그림만 봐도 좋다. 봄부터 겨울까지 계절 따라 조금씩 변하는 제주의 아름다운 장면들이 그림으로 가득 펼쳐져 볼거리를 더한다. "보기만 해도 제주를 한눈에 느낄 수 있는" 그림들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제주의 말을 읽어보았다면 소리 내 말해볼 것을 권한다. 그렇게 "나의 마음에 필요한 말을 주문처럼 간직해"보길 바란다.
출판사는 "쉼이 필요할 때, 훌쩍 떠나고 싶을 때, 반복되는 일상이 지겨울 때, 홀로 있음이 필요할 때, 혹은 말 못 할 고민을 털어놓을 곳이 필요할 때" 이 책을 읽어볼 것을 권했다. 1만9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