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초·중·고 1435명 "학교폭력 당했다"... 최근 5년 새 최다

제주 초·중·고 1435명 "학교폭력 당했다"... 최근 5년 새 최다
제주도교육청, 올해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발표
피해 응답률 초>중>고 순... 학폭 저연령화 고착화
가해응답률 증가세...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
  • 입력 : 2023. 12.15(금) 11:32  수정 : 2023. 12. 18(월) 10:31
  • 오은지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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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지역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이 지속 늘고 있어 보다 실효성 있는 맞춤형 대응 및 예방책 마련에 대한 교육당국의 깊은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올해 4~5월 실시한 2023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전수조사) 결과 제주 초·중·고 학생 1435명이 학교 안팎에서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5년 사이 최대치다.

특히 최근 5년간 제주지역 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학교폭력의 저연령화 추세를 비롯 가장 많은 응답을 한 피해 유형이 '언어폭력', 피해 발생 장소는 학교 안, 그 중에서 교실 안인 점은 여전했다. 제주도교육청이 그동안 꾸준히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 추진했음에도 증가 추세인 점은 교육청 정책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을 던지게 한다.

# 최근 중학생 학폭 피해 늘어... 원인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은 15일 도내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 6만320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10일부터 5월 10일까지 4주 동안 온라인으로 실시한 '2023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16개 시·도교육감이 공동으로 실시했으며, 2022년 2학기부터 응답시점까지의 학교폭력 목격·피해·가해 경험 등에 대해 진행됐다. 제주지역에선 83.2%(5만207명)가 참여했다.

조사 결과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는 응답률은 전국 평균(1.9%)을 웃돈 2.9%(1435명)로 2022년 1차 조사 대비 0.3%p 증가했다.

최근 5년 간 학폭 피해 응답률은 ▷2019년 2.2%(1214명) ▷2020년 1.6%(723명) ▷2021년 2.1%(1122명) ▷2022년 2.6%(1322명)이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6.0%(1070명), 중학교 1.7%(289명), 고등학교 0.5%(75명)로 나타나 모든 학교급에서 2022년 1차 조사 대비 초·중·고등학교에서 각각 0.3%p, 0.5%p, 0.2%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의 저연령화는 고착화되고 있는 부분이지만 최근 중학교에서 피해 응답률이 증가한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학교 피해 응답률은 2019년 198명(1.1%)에서 2020년 124명(0.7%), 2021년 130명(0.7%)으로 감소하다 다시 2022년 201명(1.2%), 2023년 289명(1.7%)로 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도교육청도 특별한 원인 분석을 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체폭력, 집단따돌림, 성폭력 피해" 응답 증가

학교폭력 피해 유형별 응답(복수응답 허용)은 '언어폭력'이 36.9%로 최근 5년 간 부동의 1순위지만, 최근 신체폭력과 집단따돌림, 강요, 성폭력 피해 응답이 증가추세에 있어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신체폭력은 2019년 165명, 2020년 96명, 2021년 248명, 2022년 336명에서 2023년 439명이 피해 유형으로 꼽았다.

집단 따돌림은 (2019)446명→273명→297명→326명→430명(2023), 강요는 123명→58명→94명→130명→233명, 성폭력은 78명→41명→75명→100명→146명으로 조사됐다.

#가해 응답률·목격응답률도 증가

학교폭력 가해 응답률이 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최근 5년 간 가해 응답률은 2019년 480명(0.9%), 2020년 283명(0.6%), 2021년 439명(0.8%), 2022년 546명(1.1%), 2023년 848명(1.7%)이다.

목격응답률도 202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0년 1670명(3.6%), 2021년 2245명(4.1%), 2022년 2867명(5.7%), 2023년 3160명(6.3%)이다.

학교폭력 가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학생 중 가해 이유 건수 기준으로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32.4%)가 가장 높았다.

학교폭력을 목격한 뒤 ‘피해학생을 위로하거나 도와주었다’(34.5%), ‘가해학생의 행동을 말렸다’(19.1%), ‘주변 어른들(보호자, 선생님, 학교전담경찰관 등)에게 알리거나 신고했다’(15.6%) 등 긍정 행동을 한 학생의 비율은 69.2%다.

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실태조사 결과는 코로나 시기 2년간 대면접촉의 감소로 발생한 사회성·공감 능력 부족이 부정적인 감정과 폭력으로 표출되고 전자기기를 이용한 사이버공간 및 인터넷 게임 공간 등에서의 활동량 증가, 사이버상의 거친 언어 사용 습관, 사이버상의 갈등이 실생활로 연장되는 것을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학교 안, 교실 안이 학교폭력 사각지대?

최근 5년간 학교폭력 피해 발생 장소는 학교 안이 대부분 70% 이상(복수응답 허용)을 차지한다. 올해 실태조사 결과 '학교 안'이 73.5%, 사이버공간, 공원, 학원, 집 근처 등 학교 밖이 26.5%였다.

학교 안에서도 '교실 안'을 꼽은 응답자가 29.8%(775명)로 가장 많다. 최근 5년 간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가장 많이 선택된 공간이 교실 안이다.

한편 제주도교육청은 실태조사에서 드러난 학교폭력 사안에 대해 학교 자체 실태조사를 실시해 후속조치를 하고, 유사 사안 발생 예방을 위한 예방교육 실시 및 대책을 수립하도록 안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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