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구좌읍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주연구소에서 해양바이오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해양미세조류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제주도 제공
[한라일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해양바이오산업을 질병, 자원, 환경 등 글로벌 문제 해결 및 혁신성장 일자리를 창출하는 미래산업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과 EU 등 주요국은 국가적 전략계획 수립 및 연구·개발을 추진해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2022년 '첨단 해양바이오산업으로 미래 발전의 혁신동력 구현' 비전을 제시하고 오는 2027년까지 시장규모 1조2000억원, 고용규모 1만3000명, 해양바이오 소재 국산화 50%를 목표로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700여 종 해조류 바탕 연구기관·기업 산업 공간 조성미세조류 배양, 가공·원료 생산 ‘파운드리 프로세스’용암해수 특화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해양치유센터 건립
제주도에 따르면 2023년 현재 국내 해양바이오시장 규모는 9478억원에서 지속 성장해 2027년 1조5981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제주도는 '제주다움'을 특화해 해양자원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을 목표로 해양바이오산업 기반 구축과 용암해수와 미세조류 등을 활용한 산업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해양자원의 보고 제주… 산업화 위한 인프라 필요=국가생물종목록에 따르면 제주는 700여 종의 풍부한 해조류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활용하는 해양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스마트팜 등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제주도는 해양수산연구원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 연구기관은 물론 용암해수 산업단지와 해양바이오 산업화센터 등 인프라를 연계해 연구기관과 기업이 집적된 산업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J-해양바이오밸리'라는 이름의 이 프로젝트는 제주시 구좌읍 용암해수산업단지 일원에 해양바이오 산업화센터와 해양미세조류 산업화 R&D 시설을 신규 조성하고 용암해수산업단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주연구소, 제주해양수산연구원 등 주변 인프라와 연계한 해양바이오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제주 해양바이오 산업화센터는 해양수산부의 지역 특성을 고려한 권역별 해양바이오 특성화 거점 조성에 발맞춰 제주지역 거점기관이 필요하다는 논의에 따라 산·학·연 공동 해양바이오 복합자원화 연구, 생산 인프라 및 기업지원 등이 가능한 기반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해양바이오 소재 생산 및 자원화, 제품화 등 전 주기에 대한 지역기관 연계 시스템을 적용하고 스마트 가공생산을 위한 기반시설을 구축한다. 또 제주지역에 특화된 해양생물자원에 대한 연구 및 해양바이오 헬스케어 기능성 제품화를 연구하기 위한 R&D 시설을 조성해 제주 주도로 제품 역량 강화와 공동 수출전략을 마련, 기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미세조류 배양부터 생산·가공·판매까지=해양미세조류는 매우 작은 크기의 해양생명체로 수중에서 광합성을 해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역할을 한다. 미세조류는 기초과학, 기후변화 연구재료, 대체에너지, 먹이생물, 식품 및 의약품 원료, 건강보조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해양미세조류인 '스피루리나'에는 녹황색 야채에 있는 베타카로틴, 단백질 등 영양성분이 풍부하며 항산화, 면역증진, 콜레스테롤 개선 등의 효능이 있어 건강기능식품 소재 등 고부가가치 제품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용암해수는 연중 안정된 수온과 풍부한 미네랄 등이 함유돼 있어 미세조류 배양 시 일반해수 배양과 비교해 '스피루리나'는 생산능력이 10% 이상, '피코시아닌'은 20% 이상 증가하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제주도는 해양미세조류 연구·개발을 통해 생산·활용 기술을 확보하고 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 해양바이오산업을 활성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활용처에 따른 맞춤형 해양미세조류 배양 최적화 시스템을 개발하고 스마트팜을 기반으로 대량 생산·표준화 기술을 확보해 기능성 식품·의약품 소재 개발과 생산으로 이어지는 '해양미세조류 파운드리 프로세스'를 구축한다.
이 프로세스는 미세조류 배양부터 수확, 건조, 분말화 등의 공정을 거쳐 포장해 국내 화장품, 식품, 제약회사 등 해양바이오 기업으로 운송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주연구소 내 스마트복합해양배양센터 구축이 진행되고 있으며 2024년 시설이 완공되면 국가 지원기관을 포함한 산업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용암해수 활용한 해양치유센터 조성하고 해조류 양식도=용암해수는 바닷물이 천연 필터역할을 하는 제주 화산암반 현무암층을 오랜 세월에 걸쳐 통과하면서 인체에 유해한 불순물이 자연 여과돼 만들어진 청정 염지하수이다.
용암해수에는 인체에 필요한 마그네슘, 칼슘, 철 성분뿐만 아니라 현무암층을 천천히 통과하면서 용해된 실리카, 바나듐 등의 희귀 미네랄 성분이 해양심층수나 일반해수에 비해 풍부하고 사용한 만큼 바닷물이 다시 유입돼 생성되는 순환자원이기 때문에 담지하수에 비해 고갈 우려가 적은 장점이 있다.
제주도는 용암해수 산업육성 스마트 특성화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 100억원 등 2025년까지 172억원을 투자한다.
이는 용암해수 기반 산업을 다각화를 목표로 하며 용암해수를 활용한 기능성 식품과 화장품, 의약품 등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한다.
특히 용암해수의 효능과 지속 가능성 등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조사를 통해 과학적 근거를 축적하는 한편 지식산업센터 구축을 통한 유망기업 유치에도 나선다.
최근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라 해양치유산업이 신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정부도 완도, 태안, 고성, 울진 등 전국 4개소에 국비를 지원해 해양치유센터를 조성하고 있으며 제주도는 타 지역보다 차별성을 갖춰 용암해수 테라피와 대사증후군 완화 등 해양치유 모델을 개발해 2026년까지 500억원을 투입, '제주 해양치유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톳, 우뭇가사리, 모자반, 감태, 넓미역 등 제주 마을 어장에 서식하는 다양한 해조류를 산업화해 해조류 양식단지를 조성하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육성한다.
해조류 산업화는 도민 소득 증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괭생이모자반이나 구멍갈파래 등 각종 민원이 발생하는 해조류를 친환경적 자원으로 활용해 소 사료첨가제로 개발하는 등 바이오 분야 영역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또 제주 바이오산업 활성화에 필요한 법령개선 및 규제혁신을 적극 개진해 지하수법에 가공수의 정의·기준·규격·수질기준 등을 정하고,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식품 용수로 등록 하는 '(가칭) 염지하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을 추진해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방침이다.
바이오산업이 제주의 미래를 위한 성장 잠재력이 예상되는 만큼 효율적인 정책지원과 지속적인 육성 전략으로 제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끝> <이 기사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원으로 이뤄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