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한라일보 신춘문예/시-심사평] 안정적 시 세계 구축… 변용·확장 돋보여

[2024 한라일보 신춘문예/시-심사평] 안정적 시 세계 구축… 변용·확장 돋보여
[2024 한라일보 신춘문예/시-심사평]
  • 입력 : 2024. 01.02(화) 00:00
  • 오은지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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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서안나(시인), 문태준(시인).

2024년 한라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는 180명의 914편의 시가 응모하여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이 중 본심에 오른 16명의 작품들은 경기 침체와 청년 세대의 비관적 현실과 소통의 부재를 다룬 작품들이 많았으며, 시 창작의 고투와 사유의 흔적을 마주할 수 있어 또한 반가웠다.

본심 심사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논의 대상으로 거론된 작품은 '스베뜰라나', '찰칵찰칵', '둥근 물집' 3편이다. '스베뜰라나'는 장시임에도 매력적인 진술 방식과 활달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다만 화려한 수사와 달리 주제의 선명도가 다소 미약하고 작위성이 강하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찰칵찰칵'은 사물의 이면을 개성적으로 포착하는 시선과 감각적 문장을 강점으로 꼽을 수 있었다. 다만 주제가 미약하고 응모 작품 간의 편차가 있어 아쉬웠다.

'둥근 물집'은 시적 구성과 시어 운용이 소박한 반면, "사과"가 견인하는 식물적 이미지의 변용과 확장이 돋보였다. 또한, 타자와의 소통의 좌절을 통해 현대인들의 소외를 상징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다.

심사위원들은 오랜 논의 끝에, 응모한 시편들이 고른 수준을 선보여 안정적인 시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 식물적 이미지들이 매개를 뛰어넘어 시에서 존재의 가변성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둥근 물집'을 당선작으로 선정하였다. 당선자에게는 큰 축하를 드린다. 그리고 작품을 응모해 주신 분들에게도 감사함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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