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희의 월요논단] 다양성 교육의 필요성

[김봉희의 월요논단] 다양성 교육의 필요성
  • 입력 : 2024. 02.19(월) 00:00
  • 송문혁 기자 smhg121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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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아이들은 타인에 대한 편견이나 오해를 가지고 태어나지 않는다. 그들은 그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직간접적으로 배우는 모든 것에 대한 수용을 할 뿐이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보여주는 편견은 우리 어른들의 행동, 말, 그리고 삶의 방식을 보면서 스스로 가지게 되는데, 보통 의도치 않게 아이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경우가 많다.

세계화 시대에 어느 부모가 아이에게 편견을 심어주고 싶겠는가. 그렇기에 우리는 '의도적으로' 행동할 필요가 있다.

아이들은 태어난 그 순간부터 보고, 듣고, 만지고, 경험하면서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고 이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형성한다. 그리고 아주 빨리 세상의 모든 것은 분류가 가능하다는 걸 깨닫는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과 동물의 차이, 빨간색과 노란색은 색깔이라는 한 범주에 포함된다는 것 등 자신만의 카테고리를 만들어 그 안에 넣어놓곤 한다. 이와 같은 결로 아이들은 나와 다르게 생긴 아이들의 외모 차이를 일찍부터 알아챈다.

2018년, 영국의 '체인징 페이시스'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나와 다르게 생긴 아이와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대답한 어린이는 전체 응답자 가운데 3분의 1미만이었으며, 외모가 다르게 생긴 청년과 청소년 거의 절반 이상이 학교에서 겉도는 일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이는 비단 영국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교육 기본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유초중고 전체 학생의 3.5%가 다문화 학생이며 그 증가세는 매우 뚜렷하다.

우리나라 교육 현장에서도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따돌림, 집단 괴롭힘 등을 겪은 청소년들이 많아 그 심각성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문제가 대두될수록 아이들에게 다양성에 대한 조기 교육이 필요하다는 걸 절실히 느끼는 바이다.

어린이들이 쉽게 접하는 장난감, 미디어, 게임 등을 선택할 때 다양한 배경을 가진 아이들이 등장하는 매체를 선택해보자. EBS의 대표 프로그램 '딩동댕 유치원'에서는 휠체어를 탔지만 누구보다 체육을 좋아하는 하늘이, 다문화 가정 마리, 이혼한 부모님 대신 조부모님과 살고 있는 조아,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별이가 등장한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아이들이 편견 없이 서로를 배려하며 한 데 어울려 놀곤 하는데, 이것이 우리 사회의 지향점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색깔이 하나의 범주에 속하는 것처럼 사람 또한 하나의 범주라는 것을 상기시켜주자. 크레파스 상자 속 다양한 색깔들도 결국 하나의 '색상'일 뿐이고, 우리는 한 가지 색상만 사용하면서 살 수 없다. 가장 아름다운 색상은 어울려 사는 무지개라는 걸 가르친다면 아이들에게 평생 지속될 의미 있는 변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김봉희 전 제주한라대학교 사회복지학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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