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개강 맞은 제주대 의대 강의실 차가운 적막감만..

[현장] 개강 맞은 제주대 의대 강의실 차가운 적막감만..
대부분 강의실 불 꺼지고 굳게 문 닫혀
학생들로 시끌벅적한 타 단과대와 대조
  • 입력 : 2024. 03.18(월) 18:09  수정 : 2024. 03. 19(화) 15:11
  •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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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학교 의과대학 개강 첫 날인 18일 의대 강의실 대부분이 불이 꺼진 채 문이 잠겨있다. 강희만기자

[한라일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한 의사 집단행동이 후배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으로 번지며 개강을 맞이한 봄날 대학 캠퍼스가 차가운 겨울처럼 얼어 붙었다. 집단 휴학 사태로 두 차례나 개강을 미룬 제주대 의대가 18일 우여곡절 끝에 강의실 문을 열었지만 교실마다 학생은 드물고, 적막감만 감돌았다.

18일 오전 제주대학교 의과대학. 개강 첫날 학생들로 북적여야할 강의실은 대부분 불이 꺼진 채 굳게 잠겨 있었다. 강의실 뿐만 아니라 학생회실, 강당 등 교내 어디에서도 인적은 드물었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한 명, 두 명씩 복도를 지나갔지만 대다수 교직원이었다.

어두운 복도를 쭉 따라가자 한 강의실에서 학생을 찾아 볼 수 있었다. 강의실에는 학생 2명과 교수 1명이 수업을 하고 있다.

쉬는 시간 교실 밖으로 나온 학생에게 새학기 분위기를 물었지만 멋쩍은 웃음만 돌아왔다. 의대생들은 사물함에서 짐을 챙기거나, 화장실을 다녀온 후 서둘러 강의실로 들어갔다.

교수도 "딱히 할말이 없다"고 했다. 다만 그는 현재 강의를 받는 학생이 총 몇명인지를 묻는 질문에 "휴학생이 많은 점을 고려해 온라인 동영상 수업도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강의를 듣는 인원이 몇명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당시 대면 접촉을 피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시행된 온라인 수업이 집단 휴학 사태를 맞아 다시 대학가에 등장했다.

반면 의과대학을 제외한 나머지 단과대학은 여느 때와 다름없는 봄날의 캠퍼스 모습이다. 교내 잔디 위에 둘러앉아 햇볕을 쬐는 학생, 서둘러 강의실로 발걸음을 재촉하는 학생 등이 뒤섞여 대조를 보였다.

18일 제주대학교에 따르면 의대 재학생 248명 중 191명이 휴학계를 냈다. 이 중 군 복무 등 개인 사유로 휴학 신청을 낸 5명을 제외하면, 총 186명이 의대 증원에 반발해 집단행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학칙 상 휴학 신청이 금지된 1학년 42명을 제외하면 집단행동 참여율은 90%에 이른다.

한편 원래 제주대 의대 개강일은 지난달 19일이었다. 그러나 정부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한 학생들이 집단 휴학을 신청하면서 개강이 지난 4일로 미뤄졌다가 다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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