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플러스] 봄비 소리 들으며 쑥쑥… 청정 고사리 즐겨요

[휴플러스] 봄비 소리 들으며 쑥쑥… 청정 고사리 즐겨요
제주어사전에 올라 있는 고사리장마
봄철이면 곳곳으로 고사리 꺾기 행렬
남원읍 한남리선 13~14일 고사리축제
  • 입력 : 2024. 04.12(금) 00:00  수정 : 2024. 04. 14(일) 15:38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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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 철을 맞아 고사리를 꺾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남원읍 한남리에서는 이번 주말 한라산청정고사리축제도 열린다. 한라일보 DB

[한라일보] 고사리 철을 맞아 고사리를 꺾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남원읍 한남리에서는 이번 주말 한라산청정고사리축제도 열린다.

제주도가 발간한 '제주어사전'(개정증보판)을 펼치면 표준어 사전에는 없는 어휘가 올라 있다. 고사리장마(고사리마)다. 사전은 고사리장마를 두고 '봄철에 고사리가 나올 때의 장마'로 풀이했다. 대개 여름철 날씨로 여겨지는 장마이지만 제주에선 봄에 그 이름을 붙였다. 봄날 계속해서 비가 내리면 제철을 맞은 연초록 고사리가 반갑게 얼굴을 내밀어서 그런 것일까.

다시 고사리 철이 왔다. 고사리를 꺾기 위해 오름 등지로 나서는 이들의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는 때에 이번 주말엔 고사리를 주제로 한 축제도 열린다.

▶제주산 통통한 줄기에 맛과 향 좋아=올해로 28회째인 한라산청정고사리축제를 주관하는 서귀포시 남원읍축제위원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고사리는 360종이 넘는다. 그중 가는쇠고사리, 일색고사리, 바위고사리 등 약 80%가 제주에서 자라고 있다.

남원읍 중산간 일원에는 청명 이후 고사리가 나기 시작해 열흘 정도 지나면 본격적인 고사리 철이 이어진다고 했다. 한라산청정고사리축제 측은 제주 고사리는 그 이름만으로 경쟁력을 갖는다고 말한다. 다른 지역에서 고사리 축제, 고사리 꺾기 행사를 개최하는 곳이 있으나 제주 자연을 품은 고사리는 줄기가 두텁고 부드러우며 맛과 향이 좋아 다른 데와 비길 바가 아니라는 것이다.

13~14일 이틀 동안 남원읍 한남리 산 76-7번지에서 진행되는 고사리축제에 가면 무대 공연을 즐기면서 고사리 체험을 할 수 있다. 고사리 피자 만들기, 고사리 꺾기, 고사리 삶고 말리기 시연 등이 예정됐다. 주최 측은 "드넓은 목장 부지에서 고사리를 꺾으멍, 걸으멍, 쉬멍 체험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초대장을 띄웠다.

▶돼지고기 넣은 돗궤기고사리지짐=고사리는 제수용 야채로 꼭 필요했기 때문에 집집마다 마련했던 저장 채소 중 하나였다. 고사리가 쑥쑥 자라는 시기가 되면 제사상에 올리거나 식탁 위 입맛을 돋울 고사리 걱정이 없도록 부지런히 그것들을 꺾어다 삶아 말려 놓느라 분주해진다.

제사상에 보이는 고사리는 볶은 것이지만 반찬으로 먹을 때는 돼지고기 등이 함께한다. 제주도가 묶은 '제주인의 지혜와 맛 전통향토음식'에 정리된 돗궤기고사리지짐(돼지고기고사리조림), 두루치기 등이 그런 요리다.

돗궤기고사리지짐은 납작납작하게 썬 삼겹살에 고사리를 섞어 양념한 뒤 물을 넣어 조리는 것이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메밀가루를 풀어 넣고 참기름으로 마무리한다. 두루치기는 제사나 명절이 지난 후 남은 콩나물무침, 고사리나물, 돼지고기 누름적, 두부 부침을 냄비에 담은 뒤 청장(맑은 간장) 등 양념과 물을 넣고 조려 만든다. 돼지고기가 들어가지 않는 조림도 있다. 고사리콥대사니지짐(고사리풋마늘조림)이다. 청장, 된장, 식용유, 깨소금으로 양념한 고사리에 물을 넣고 약한 불에서 푹 끓이다가 풋마늘을 넣고 한소끔 더 조리면 된다. 참기름 대신 식용유를 사용하는 것은 고사리 향이 반감되는 걸 줄이기 위해서다.

▶길 잃음 사고 예방하려면 이렇게=맛난 고사리 음식을 즐기고 싶어 재료를 직접 구하러 들판으로 향한다면 주의해야 할 게 있다. 길 잃음 사고다. 한라산청정고사리축제 홈페이지에는 길 잃음 예방법이 안내되어 있다.

고사리 채취 시에는 2인 이상 동행하고 휴대전화 배터리를 100% 충전해 둔다. 호각 등 비상 연락을 할 수 있는 장비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체온 유지를 위한 겉옷, 우의, 충분한 물과 비상식량, 손전등도 챙기자. 길을 잘못 들었을 때는 기억하고 있는 지점까지 되돌아가서 다시 위치를 확인하거나 119로 신고해야 한다.

오름을 오를 때는 정해진 코스를 이용하고 출입 금지 구역은 다니지 말아야 한다. 일몰 시간도 미리 기억해서 해가 지기 한두 시간 전에 일정을 마무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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