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4·3 76주기를 맞은 올해도 문학계의 추모가 이어진다. 최근엔 4·3 문집과 동화 등 잇따라 출간 소식을 전해와 묶어봤다.
# 4·3문학회 문집 창간호 '골아보카'
문학을 통해 제주4·3의 진실을 찾아 가는 서울 지역 사람들의 모임 '4·3문학회'가 올해 4·3 76주기를 맞아 문집 '골아보카' 창간호를 펴냈다. '골아보카'는 '말해볼까'라는 뜻의 제주어다.
4·3문학회는 문집을 펴내며 "여기에 실린 글들은 제각기 70여년 전 과거의 바람 한 줄기가 남긴 흔적일 뿐이지만, 그것이 참혹한 기억을 들추어내거나 잃어버린 어떤 신화를 복구하기보다는 머지않은 미래에 좀 더 분방한 상상력으로 피어날 씨앗이 될 수 있으리라는 희망으로 감히 모아 내놓는다"고 밝혔다.
문집 첫머리엔 문학회 회원 아홉 명의 4·3 체험을 풀어놓은 특별기획 '제주4·3과 나'가 놓였다.
회원들의 창작품으로는 제주에 관한 아름답고 슬픈 추억, 4·3의 참혹한 진상과 그 여파를 간직하려는 안간힘을 보여주는 열한 편의 시와 단편동화, 그리고 강요배 화백의 그림을 다룬 에세이가 엮였다.
이밖에 '특별 인터뷰' 형식으로 장편 서사시 '한라산'의 작가 이산하 시인의 근황과 목소리를 전하고, '제주4·3과 사람들' 섹션엔 제주4·3희생자 유족 문광호 씨가 들려주는 4·3의 상흔을 에세이 형식으로 기록한 글 등이 묶였다. 아마존의나비. 1만2000원.
#장경선의 '구름 한 조각'
"아픔과 상처는 온전히 드러내야 하고, 드러난 그 상처는 제대로 치유해야만 아물 수 있습니다. 제가 아픈 역사를 많이 쓰는 까닭입니다."('작가의 말' 중)
장경선 작가의 신작 '구름 한 조각'은 4·3의 아픔을 시에 담아온 강중훈 시인의 가족사와 그의 시 '구름 한 조각 손에 쥐고 혼자 달렸다'를 모티브로 한 4·3동화다.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함께 나누며 마음속에 평화의 숲을 일구기를 바라는 '기억숲 평화바람' 시리즈의 네 번째 책으로 발간됐다.
'구름 한 조각'은 어린 시절 성산일출봉 앞 '터진목' 모래밭에서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한 한 소년의 이야기를 통해 제주4·3이 한 가족과 어떻게 연결되고 소년의 삶을 어떻게 이끌어 갔는지 소년의 삶과 눈으로 제주4·3을 바라보게 한다. 박승범 그림. 평화를품은책. 1만1800원.
#윤소희의 '동백꽃, 울다'
"역사란 감춘다고 감춰지는 것이 아니고 기억을 없앤다고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작가의 말' 중)
윤소희 작가의 '동백꽃, 울다'는 제주4·3 때 제주 사람들이 무차별적으로 겪은 폭력, 고통에 집중해 창작한 역사동화다. 잘 몰랐지만 꼭 알아야 할, 알고 난 후에는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우리 근현대사의 10가지 사건을 소개한 '근현대사 100년 동화' 시리즈로 묶였다.
이야기는 왕할망 고길녕과 증손녀 지서현이 함께 살면서부터 비롯된다. 서현이는 왕할망이 그린 그림을 매개로 1947년부터 1954년까지 제주에서 일어난 충격적인 비밀, 왕할망이 평생 마음속 깊이 묻어 둔 이야기를 마주하게 된다. 배중열 그림. 풀빛. 1만3000원. 오은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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