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주대병원 비상체제로… 지역의료 빨간불

[사설] 제주대병원 비상체제로… 지역의료 빨간불
  • 입력 : 2024. 05.01(수) 00:00
  • 한라일보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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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적자에 허덕이던 제주대학교병원이 의정 갈등으로 상황이 악화되면서 결국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했다. 전공의 이탈이 장기화되고, 경영난이 지속될 경우 환자는 물론 가뜩이나 열악한 지역의료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제주대학교병원은 그제 긴축 재정을 주요 골자로 한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전체 교직원들에게 이를 공지했다. 비용절감을 위해 직원 대상 무급 휴직에 더해 올해 예산을 전면 재검토 70%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 병원 측이 자구책을 마련했지만 얼마나 효과를 볼지는 불투명하다.

제주대병원의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코로나19로 환자 수가 줄면서 지난해 사상 최대인 334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여기에 전공의 이탈로 의료 공백이 커진 것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환자수와 수술 건수 등이 줄면서 70% 수준이던 병상가동률은 40% 수준으로 급감했다. 올해는 적자폭이 지난해 2배 수준인 6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른바 '빅5'라 불리는 대형 병원까지도 줄줄이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는 마당인데 제주대병원은 오죽하겠는가. 의료 공백으로 인한 외부 요인이 해소되지 않는 한 사태는 더욱 악화될 것이 뻔해 답답하기만 하다. 의사들은 하루빨리 복귀하고, 정부는 유연한 협상력을 발휘해 파국이 지속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병원측으로선 외부 요인 외에 경영 효율화를 위한 방안은 없는지 등도 고민해 나가야 한다. 제주대병원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적자를 내고 있었다. 구조적 요인은 없는지 등 꼼꼼한 경영진단이 필요하고, 새로운 전략과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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