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해군기지에 주둔 중인 제7기동전단에는 해군의 주력 전투함이 소속되어 있다. 충무공이순신급 KDX-II 구축함 6척과 세종대왕급 KDX-III 이지스 구축함 3척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 함정의 임무는 매우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환태평양훈련(RIMPAC, Rim of the Pacific Exercise) 참가는 매우 중요한 임무 중 하나이다. RIMPAC 훈련은 유사시 태평양 중요 해상로를 확보하고, 태평양 연안국 해군들 간의 연합작전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1971년부터 2년마다 하와이 인근 해상에서 열리는 국제 해군 연합기동훈련이다. 미 해군이 중심이 되어 대한민국, 일본, 호주, 캐나다 등 총 20여 개국의 우방국들이 참여한다. 대한민국은 1990년에 처음으로 전투함을 파견한 이래 2022년까지 총 17회에 걸쳐 참여하고 있다.
2022년 RIMPAC 훈련에는 제7기동전단 소속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과 구축함 문무대왕함을 필두로 대형수송함, 잠수함, 해상 항공전력 및 해병대 상륙군 등 장병 1000여 명을 파견해 성공적으로 훈련을 수행했다. 올해에도 제7기동전단 소속의 이지스 구축함 율곡이이함과 구축함 충무공이순신함 등 2022년과 비슷한 규모의 전력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들 전력은 6월 초 출항하여 하와이로 이동해서 약 2개월간의 긴 해육상 훈련에 들어간다. 올해 훈련 중에 함대공미사일 SM-2 발사 등 기본적인 훈련을 제외하고 가장 큰 이슈는 한 측에서 수행하는 지휘관 임무이다. 우리 해군은 2014년부터 참가 전력의 규모나 지휘 능력 등을 인정받아 항모강습단 및 원정강습단 해상전투지휘관, 기동부대사령관, 원정강습단장 등 주요 지휘관 임무를 수행해 왔다. 이들 임무가 편성된 일부 전력을 지휘하는 직책이었다면 올해는 전 해상 전력을 지휘하는 연합해군구성군사령부의 부사령관 직책을 수행하게 되었다. 우리 해군이 희망하는 연합해군구성군사령관 직책 수행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지게 된 것이다. 이외에도 K-방산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함상 방산전시회 개최도 계획하고 있다. 현 정부의 '세계 4대 방산 강국 건설' 목표를 뒷받침하겠다는 해군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필자는 2012년 이지스 구축함 율곡이이함장의 자격으로 RIMPAC 훈련에 참여했으며, 2014년에는 제72전대장의 자격으로 RIMPAC 훈련에 참여하여 우리 해군 최초로 항모강습단의 해상전투지휘관 임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어 이 훈련이 가지는 의미와 긴장감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2022년 RIMPAC 훈련에 참여한 마라도함 선체 외부에 '우리는 새 역사를 쓰고자 여기에 왔다(We are Here to make New History)'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고 알고 있다. RIMPAC 2024 전 참가 전력이 새 역사를 쓰고 그들의 모항인 제주해군기지로 안전하게 복귀하여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되기를 응원한다. <남동우 제주대 해양과학연구소 특별연구원·예비역 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