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저출생 여파에 따른 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가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최근 제주의 인구 감소 폭을 보면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제주 인구는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 추세다. 올해만 해도 전년 12월 대비 1734명이 줄어들었다. 특히 인구의 순유출 규모가 만만치 않다. 올해 1분기에만 1678명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총 1687명의 인구가 빠져나간 것에 맞먹는 규모다.
무엇보다 청년층의 이탈이 지속되면서 인구 소멸의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청년통계'에 따르면 도내 청년인구 비율은 2011년 28.2%에서 2013년 27.3%, 2019년 26.2%, 2022년 24.2%, 2023년(11월 기준) 23.5%로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대로라면 제주는 '지역소멸'의 길로 빠질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역대급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은 없는 것일까.
우선, 청년 등이 제주를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강소 기업·기관 유치 및 투자 유치의 어려움에 따른 취약한 산업기반으로 일자리의 다양성이 떨어지면서 취업의 선택권이 부족한 것이다. 더불어 섬이라는 지리적 여건으로 인한 높은 생활물가 대비 낮은 임금 수준은 제주에서의 삶을 포기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관광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제주의 산업구조 상 관광산업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는 제주는 물론 관광산업을 육성코자 하는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숙원 과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제주에 최근 커다란 기회이자, 매우 환영할 만한 소식이 날아들었다. 대기업인 한화그룹이 1조7000억원을 투자해 애월에 관광단지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이는 내국인 관광객 감소로 위축된 제주관광에 크나큰 도약의 계기가 될 뿐만 아니라, 제주 청년들에게도 양질의 일자리가 제공되는 등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급력이 높은 후방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최근 환경 훼손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며 특혜 시비로 지역사회에 논란이 발생하는 것은 심히 우려되는 대목이다. 지금으로선 법령이 정하는 기준에 충실함을 전제로 본 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도민사회의 현명한 지혜가 모여야 할 때다.
결국, 제주에서 대규모 관광 투자가 이뤄지는 등 관광산업의 파이가 커져야 도민사회에 커다란 복지 혜택으로 돌아오며, 풍요로운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만큼 향후 제주 사회를 지탱하는 뇌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의 따뜻한 관심이 절실하다. 아무쪼록 제주의 더 큰 성장을 일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만큼 도민사회의 지혜를 모아 제주 청년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제주관광의 대규모 투자 유치에 대한 도민 대통합의 실현을 간절히 기원한다. <고승철 제주관광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