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 개장 첫날인 24일 제주시 함덕해수욕장에 많은 물놀이객들이 몰렸다. 강희만기자
[한라일보] "여행 기간이 장마와 겹쳐서 물놀이도 못해보고 가는 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오늘은 비가 안 와서 다행이네요."
해수욕장 개장 첫날인 24일 오전 제주시 함덕해수욕장. 개장 한 시간 전부터 이곳에는 피서객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가족 또는 친구, 연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은 백사장에 진입하자 신발을 벗고 맨발로 모래 감촉을 느꼈다. 이들은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으로 남기기 위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가 하면, 미리 챙겨온 돗자리를 펴고 앉아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튜브 등 물놀이 기구를 이용해 수영을 즐기는 피서객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타고 있는 튜브가 먼바다로 떠밀려가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해상에 배치된 안전요원들을 보자 안심한 듯이 밀려들어오는 파도에 몸을 맡겼다.
3살 아들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는 박새은씨는 "어제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비가 많이 내려서 관광을 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면서 "오늘 날씨가 괜찮은 것을 보고 서둘러 물놀이를 즐기러 이곳을 찾았다. 안전요원들도 곳곳에 있어 안심하고 놀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해수욕장의 인파로 인해 인근 카페, 음식점 등도 활기를 띄었다. 이에 장마 소식이 들릴 때부터 개장에 차질이 생길까 근심하던 상인들은 입가에 미소를 띈 채 손님을 맞았다.
인근 상인 김모씨는 "전날 비가 내려서 오늘은 손님이 없을 줄 알았는데 다행이다"라면서 "해수욕장이 개장한 만큼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도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함덕해수욕장 인근에 무단으로 투기된 쓰레기들.
한편, 많은 사람들이 몰린 만큼 일부 관광객들의 비양심적 행위가 곳곳에서 발견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주차장 인근 화단에서는 담뱃갑부터 아이스크립 컵, 플라스틱 스푼 등 다양한 종류의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으며, 차량 뒷편으로 쓰레기가 종량제봉투에 담겨 투척된 것도 발견됐다.
또 주차장에서 해수욕장을 향하는 인근 도로에는 음료 컵과 맥주 캔, 요구르트 컵, 샌드위치 비닐 등 각종 쓰레기들이 산더미처럼 쌓이며 근처를 지나가기만 해도 악취가 풍겼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제주시 공공근로자들은 더운 날씨 속 백사장과 인근 도로 등을 누비며 쓰레기와의 사투를 벌였다.
한 공공근로자는 "방금 줍고 갔는데 다시 와서 보면 쓰레기가 또 버러져 있다"면서 "더워지는 날씨에 계속해서 백사장을 거닐려니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도내 12개 지정 해수욕장 중 함덕을 포함한 금능·협재·곽지·이호테우 등 5개 해수욕장이 이날 조기 개장했다. 삼양·김녕·월정·표선 등 7곳은 내달 1일 일제히 개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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