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에서 6월 법원 경매에 나온 물건이 15년 만에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토지가 전체 경매물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는데, 낙찰률도 역대 최저 수준에 가까울만큼 전반적인 토지 경매 시장이 바짝 얼어붙고 있다.
8일 경·공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6월 제주지방법원에서 진행된 경매물건은 573건이다. 이는 2009년 11월(620건) 이후 가장 많은 규모로 올해 11월(557건)과 4월(556건) 수준을 뛰어넘었다.
전반적인 경매물건 증가 속에 토지 경매물건이 전체의 45.7%인 26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6월(297건) 이후 15년 만에 가장 많은 건수다. 토지는 낙찰률도 17.9%(47건)로, 역대 최저였던 지난 5월(17.1%) 다음으로 낮았다. 낙찰가율은 56.5%다.
이처럼 제주 경매시장에 나오는 토지 물건이 증가한 것은 2022년 농지법 강화로 농지 취득자격이 더 엄격해진 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농사를 직접 지을 사람만 농지 취득이 가능하고, 투자 목적 등의 취득은 불가능해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으면서 농지를 담보로 대출받은 이들이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경매에 나오는 물건도 적잖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경매 절차가 개시되더라도 첫 경매에서 응찰자가 나오지 않아 1회 유찰시 최저입찰가격이 감정가의 70%, 2회 유찰시 49% 가격으로 경매가 진행되면서 낙찰가율이 낮아지는 상황이다.
주거시설 경매도 얼어붙긴 마찬가지다. 지난달 경매가 진행된 165건 중 41건이 낙찰돼 낙찰률 24.8%, 낙찰가율 65.5%, 응찰자 수 3.0명으로 전국 평균(33.9%, 79.2%, 4.9명)을 밑돌았다. 또 주거시설 중 아파트는 23건이 경매 진행됐는데, 이 가운데 1건만 낙찰가율 82.4%에 새 주인을 찾아 아파트에 대한 인기도 전같지 않았다.
지지옥션 이주현 전문위원은 "지난달 제주지역 아파트 경매 낙찰률이 낮은 것은 대단지보다 외곽에서 나온 물건이 많은 영향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난달 업무·상업시설은 141건에 경매에 나와 42건이 주인을 찾아 낙찰률 29.8%를 기록했다. 낙찰가율은 57.4%다.
최고 낙찰가 경매물건은 제주시 건입동 소재 '전'으로 감정가의 75.7%인 50억1100만원에 낙찰됐다. 응찰자 수가 가장 많은 물건은 제주시 도남동 소재 주택으로 13명이 응찰해 감정가의 64.8%인 7억123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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