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7월 27일 밤 11시. 스페인 발렌시아 밤하늘에 제주해녀들의 숨비소리가 울려퍼졌다. 먼나라 제주 해녀들의 소리 무대를 처음 경험하는 관객들은 모두 감동의 박수를 쳤다.
이번에 출연한 제주시 도두리 해녀들은 2023년 제주국제관악제에 참여한 발렌시아 알부익세츠 애슬라바밴드와 협연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20여 명으로 구성된 도두리 해녀공연팀(단장 양순옥)은 40대부터 80대 중반으로 왕성한 물질을 하고 있는 현역들이다.
이들이 참여할 알부익세츠 줄리오 뮤지컬페스티벌은 7월 한달간 치러졌다. 이 축제의 마지막 무대를 도두해녀 공연팀이 발렌시아 알부익세츠 애슬라바 윈드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영광을 누렸다.
해녀 복장과 감귤 색감의 테왁을 안고 무대에 오른 해녀 공연팀의 첫 노래는 장구 장단에 맞춰 부른 '사랑가'였다. 이어 발렌시아 알부익세츠 애슬라바 윈드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3곡의 제주민요를 메들리로 불렀다.
'영주십경가'에 이어 김방진해녀회장의 "물질허레 가게 마씸" 하는 소리와 함께 '노젓는 소리' '서우젯 소리'가 객석을 들썩이게 했다. 이 해녀들의 노래 가락 속에 '우리 어멍 날 날적에 요 물질허렌 날 나신가' 대목에서 왜 눈물이 났을까. 내 옆에 자리한 알부익세츠 마레타 시장도 눈물을 닦고 있었다. 인간의 내면을 뒤흔드는 듯한 그 선율. 먼 나라에 온 해녀들이 온 힘을 다해, 온 감정을 다해 토하는 듯 부르는 그 노래에 자연스럽게 공감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현을생 제주국제관악제 자문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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