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2017년 '고령친화도시'를 취재하며 서울시를 찾았던 적이 있다. 그때 방문했던 한 곳이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 '락희(樂喜) 거리'다. '어르신친화거리'라는 안내판이 세워진 거리에선 '배려'가 느껴졌다. 가게 입구에 붙은 '어르신 우선 화장실', '생수 제공' 등의 동그란 팻말은 길을 걷다 지치면 편하게 들어오라는 친절한 인사 같았다.
당시 취재로 보도한 기사에는 '고령친화상점' 조성을 앞둔 서울시의 계획도 담겼다. 서울시는 조만간 모든 세대가 고령친화도시를 체감할 수 있는 공간으로 고령친화상점을 지정하겠다고 했다. 그로부터 1년 뒤 시범사업으로 고령친화상점인 '오래오래 상점' 38곳이 지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아쉽게도 거기까지였다.
원인은 '동력 상실'이었다. 시범사업 이후에 관련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사업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의 효과 등이 종합적으로 판단됐겠지만, 그동안의 준비 과정이 일회성에 그치게 된 셈이다.
서울시 사례를 다시 떠올린 것은 제주에서도 '고령친화상점' 인증이 추진되고 있어서다. 제주도는 제주시 삼도1동 전농로, 서사로 일대를 시범사업 구간으로 정하고 올해 11월 첫 인증을 목표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시범' 사업이다 보니 바로 내년을 장담할 수 없다. 단순히 인증 현판 전달로 그칠 수 있다는 얘기다. 지역사회 안에서 노인은 물론 도민 누구나 이용하기 편한 곳을 만들기 위한 '작은 시작'이 여기에서 끝이 아니길 바란다.
<김지은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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