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혁의 건강&생활] 근육 감소증과 치매

[박준혁의 건강&생활] 근육 감소증과 치매
  • 입력 : 2024. 08.14(수) 00:30
  • 송문혁 기자 smhg121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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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근육량은 신경계와 호르몬 변화, 영양 부족, 신체 활동량 감소, 만성 염증 등의 다양한 원인으로 30대 이후부터 점진적으로 줄어든다. 70대까지는 10년에 8%씩 감소하고, 70대 이후에는 10년에 15%씩 더 빠르게 감소돼 90세에는 근육량이 약 50% 정도로 줄어든다. 이런 근육 감소증은 쇠약, 운동 능력 상실, 낙상, 골다공증, 골절로 인한 삶의 질 저하, 그리고 입원 및 사망과 깊은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노인들은 입원으로 인해 10일 동안 침대 생활을 하면 약 5~10%의 하지 근육이 감소해, 퇴원 후 근육량 감소로 인한 보행 장애 후유증이 흔히 발생한다. 노년기의 근육 1㎏의 가치는 요양병원, 요양원 평균 재원 기간, 연간 장기 요양 시설 부담비, 삶의 질 저하에 따른 개인적 손실 등을 고려했을 때, 1400~1600만원의 가치가 있다고 한다.

최근 노년기의 근육량이 치매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다. 근육에서 분비되는 특정 단백질이 뇌로 직접 전달돼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실험용 생쥐의 손상된 기억력을 회복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적인 운동을 통해 생성된 근육 유래 호르몬이 정상 뇌와 질환 뇌 모두의 기억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쌍둥이 여성들을 10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 각각의 다리 근력과 인지 능력, 두뇌 부피 등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는데, 근력이 좋은 쪽이 그렇지 않은 쪽보다 나이가 들어서도 인지 능력이 뛰어났고 두뇌 부피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에 의해 근육에서 분비되는 혈액 내 호르몬 단백질이 뇌 기능 향상에 관련돼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2024년 국내 한 연구팀은 근육량과 알츠하이머병의 핵심 병리인 베타 아밀로이드 침착 간의 구체적인 연관성을 밝혀냈다. 근육량이 적을수록 알츠하이머병 유발 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축적이 많이 나타났다. 또한, 근력이 약할수록 측두엽 대뇌 피질 두께가 얇아지고, 근기능이 떨어질수록 뇌가 위축되는 현상이 관찰됐다. 높은 근육량은 알츠하이머병 원인 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을 억제하고, 높은 근력은 뇌의 퇴행성 변성을 막아 뇌 위축과 인지 기능 저하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었다. 고령에서 근육의 양, 강도 및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뇌 퇴행성 변화와 인지 기능 저하를 막는 데 중요하며, 근감소증 관련 신체 상태에 대한 의학적 접근이 치매 발병 위험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치료 목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노년기 근육 감소는 단순히 신체적 건강 문제를 넘어 인지 기능 저하와 치매와도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노년기 근육 감소증은 개인의 건강 문제를 넘어 가정과 국가 사회의 의료와 돌봄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크게 증가시킨다. 노년기에는 신체 건강을 유지할 뿐만 아니라 치매 예방을 위해 적절한 근육량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박준혁 제주특별자치도 광역치매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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