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희의 월요논단] 영유아 사교육 괜찮을까요

[김봉희의 월요논단] 영유아 사교육 괜찮을까요
  • 입력 : 2024. 08.18(일) 22:00
  • 송문혁 기자 hasm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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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현재 우리나라의 학령인구는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나 이와 무색하게 사교육비 총액은 3년 연속 최대치를 찍고 있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전국 초·중·고 학생 7만4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2022년도 총액보다 4.5% 늘어난 27조1000억원으로, 1인당 월평균 43만4000원을 사교육비로 지출한다고 한다. 10명 중 8명이 사교육을 받고 있지만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이 결과가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라는 점이다.

현장에서 느끼는 경험으로 보아 미취학 아동까지 포함한다면 그 총액은 아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높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한 사교육비 공식 통계 결과가 없었지만 올해 통계청은 관련 의뢰를 받아 시험조사(통계를 만들 때 진행하는 사전통계구축 작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제야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는 게 조금 이상하게 들리기도 하는데, 우리나라의 영유아 사교육 시장이 과열된 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한 사교육 업체 조사에 따르면 아이들은 평균적으로 4~5세에 사교육을 처음 접하는데 그 시작 연령은 점차 낮아지는 추세이며 영어유치원 또한 지난해 842개로 4년 만에 36.9% 늘었다.

부모들은 당연히 이 상황에서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 받는 것 같은 사교육을 우리 아이만 안 시킬 수는 없는 일 아닌가. 학원을 보낸다고 끝이 아니다. 부모들과의 네트워크, 지역 커뮤니티에서 얻은 정보를 기반으로 다른 곳으로 옮기기도, 혹은 늘리기도 한다. 그러나 과도한 사교육은 그 부작용이 당연 존재한다.

사교육의 최종 목표는 결국 '좋은 대학'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아이들은 영유아 때 초등학교 과정을, 초등학생 땐 중학교 과정을 미리 선생학습에 들어간다. 이러한 과정은 공교육 무시를 가져오며 '학교'라는 공간을 단지 졸업장을 받으러 가는 곳으로 전락시킨다. 최근 대입 준비에 일명 '올인'하기 위해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재수학원에 등록하는 학생들이 많아지는 이유 중 하나도 공교육 쇠퇴의 한 결인 것이다. 우리는 학교에서 교과목뿐만 아니라 사람 간의 관계, 경험, 소통 등 사회에서 필요한 기술을 배운다. 그러나 이 과정을 무시하고 오로지 대입이라는 한 가지 목표에만 집중한다면 나중에 사회에서 적응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

과도한 사교육 문제는 영유아 시기부터 바로잡아야 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선 정부 주도의 실제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정부의 대책을 살펴보면 '사교육 수요 흡수'에만 집중돼 있어 아쉬운 상황이다. 영유아 발달을 위한 정부 차원의 심화된 관리, 감독뿐만 아니라 아동발달을 위한 핵심 요소인 놀이 활동을 바라보는 부모들의 관점과 태도를 전환시킬 수 있는 인식제고 캠페인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교육 문제 해결과 공교육 신뢰 회복을 위해선 정부의 개입이 절실한 상황이다. <김봉희 전 제주한라대학교 사회복지학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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